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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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집어든 첫 이유는 제목에 있다. 썩 자랑은 아니겠지만 남자친구는 화를 자주내는 나를 ‘울컥이’라 부른다. 이 책을 보자마자 나의 자서전인 것처럼 책이 퍽 반가웠다. 울컥하게 되는 내가 왜 오늘도 울컥하고야 말았는지 나조차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요즈음 많은 활자를 접하지만 게 중에 모처럼 만난 반가운 손님처럼, 나는 책을 조심히 품고 다니며 꼼꼼히 읽었다. 이 책을 아끼게 된 두 번째 이유는 11년을 기자로 일하다가 직장을 그만둔 저자 정민지씨가 꼭 내 처지와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으로 떠났던 어학연수에서 작가가 느꼈던 자유로운 마음도, 다시 한국의 치열한 삶으로 돌아온 감회에도 나는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1년 4개월 전에 싱가포르로 떠났던 나의 설렘도, 지금 다시 한국에서 정착하기로 한 나의 복잡한 심경도 흡사하겠지.


타인을 할퀴는 특별함보다 평범함의 위엄을- 평범해진 내가 마치 날개가 꺾인 천사라도 되는 양 서러운 나에게 평범함이 지닌 무게에 대한 부분이 생소했다. 가족을 위해 6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위에서 압박하는 임원들과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부모님 앞에서, 나만 참으면 되는 좋은 회사를 내 발로 나와 집에 돌아온 ‘자발적 백수’인 갓 30대 초반의 나 역시 책을 읽으며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렇지만 저자 정민지 기자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했던가, 나 또한 내가 좆는 완전한 삶에 다다르는 그 과정이 평범하지만 위엄있는 시간이길 바란다.
 
행복을 깨뜨리는 사람을 거절할 때도 용기가 필요하다- 양 국에 고마웠던 인연들이 많지만 그 와중에 영원히 내 힘일 것 같은 사람이 치졸하게 돌아서기도 했다. 반면 치 떨리게 역겨웠던 사람들이 미안함을 고하던 순간에는 그 간 내가 그에 쓴 에너지가 아까울 정도로 보잘 것 없는 그들의 자존감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인연은 흘러갈 뿐, 지금은 재미있는 책과 함께 내 몸에 있는 힘도 빼고 화도 잊고 생각조차 내려놓으며 가벼워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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