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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는 자기 중심 찾기
말레네 뤼달 지음, 배형은 옮김 / 마일스톤 / 2019년 2월
평점 :
잘해야 한다. 이걸 잘해내면 꿈을 이룰 수 있다. 꿈을 이루면 성공할 것이다.
내 분야에서 성공하면 곧 난 행복해질 것이라 여겨 늘 가혹하게 나를 채찍질하고 닦달했다. 그런데 그토록 소원하던 목표에 거의 임박한 그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삶에서 가장 불행한 시간을 맞게 되었다. 아쉽고 또 아쉬웠으나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국 살고 싶어서 벗어던진 나의 꿈의 그 날카로운 한 조각을 이제껏 나는 미련인지 후회인지 모를 마음에 품고 있다. 나는 잘 한 선택을 한 것일까. 분명 주객이 전도된 상황해서 신중했던 선택이었음에도 나는 왜 이리 찝찝한 것일까.
그것은 바뀐 사고회로가 확립되지 않은 탓이다. 새로운 목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간의 견고한 믿음이 하루아침에 쉽게 무너질 리 없다. 즉, 별로 인정하고 싶진 않다만 나의 마음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그래서 끌렸던 이 책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파트는 제 5장 <섹스>인데 성생활이 행복에 주는 영향에 대해 논했다. 외설적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풀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저자의 어투는 건조하고 담백하여 읽는데 불편하지가 않았다. 합리적인 성교육의 부재로 온갖 낭설과 편견이 난무한 가운데, 잘 알려진 속설(?)들을 설문조사나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반박했다. 그리고 감정을 동반하는 성관계는 일시적 쾌락이 아닌 지속적인 행복에 연관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말레네 뤼달은 이제껏 만났던 사람들 그네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섹스가 행복을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워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고 행복해야 아름답다고. 나의 자리가 그 권력이 곧 나의 존재는 아니라고. 그렇게 작가는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고의 우물에 의문이라는 이름의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