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6.13)

결혼식을 앞둔 커플들도 결혼식 몇 개월 전에는 '영혼의 결합'이나 '인생의 동반자'니 하며 추상적인 의미로 결혼을 바라보며 가슴 벅차한다. 그러나 결혼식이 당장 코앞에 다가오면 '혼수 문제'에다 '야외촬영', '공항까지 운전은 누가 하나?'와 같은 구체적이고도 사소한 상황들을 염두에 두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결혼의 의미보다는 현실적인 결혼 절차에 압도당하고 만다.

새해 결심이 늘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결심을 하는 순간에는 상위 수준으로 생각하다가, 막상 실천을 시작하고 보면 어느새 하위 수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것이 평균적인 사람들의 특징이다.


 우리는 '결심'을 합니다. 행복하고 보람찬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며 결심을 합니다. 이렇게 10년 뒤의 '행복한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새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일입니다.

"
매일 새벽 530분에 일어나자. 7시에 사무실에 도착해 두 시간 정도 '나만의 시간'을 갖자. 좋은 책도 읽고, 맑은 정신으로 업무도 제대로 해보자
..."

조금은 힘들겠지만, 이 계획이 10년 뒤의 멋진 나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니, 의욕이 솟아오르고, 생각만해도 미소가 번집니다
.

하지만 그 결심이 실제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현실'로 다가오면, 많은 이들이 흔들립니다. 새벽에 자명종이 울리면 벌떡 일어나야 합니다. 추운 겨울에는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서는게 끔찍하게만 느껴집니다. 편안한 잠자리의 유혹이 만만치 않습니다
...

어느새 내가 부여했던 '의미'는 희미해지고, 구체적인 현실들이 나를 압도합니다. 10년 뒤의 '멋진 나'의 모습은 잊혀지고, 새벽기상의 힘겨움만이 남습니다. 그 힘겨움에 지쳐가고... 포기하게 됩니다
.

오늘 새벽 530분에 일어난 것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시끄럽게 울리는 자명종 소리에서 10년 뒤의 '행복한 나'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
오늘 한 일들, 할 일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실천하는 것. 쉽지는 않지만 성취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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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2007-06-28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가 들수록 현실의 벽이 점점 높아지는 듯...

JTL 2007-07-02 09:58   좋아요 0 | URL
ㅎㅎ 예전엔 많이 낮았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