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벌써 절망합니까
정문술 지음 / 청아출판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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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인 정문술씨는 중앙정보부에서 40대에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강제 퇴직 당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상태에서 사기까지 당해 빚 투성이 회사를 얻는 대신 퇴직금을 날려버린 누가 봐도 정말 불행한 사람중의 하나였다. 사기꾼과 대기업의 온갖 괴롭힘에도 불구하고 근근이 그 회사를 키워나갔으나 사업목표를 잘못 세워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자 자살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살 직전 잃었던 오기가 되살아나 더 이상 무너질 것도 없다는 심정으로 다시 재기를 했다.

저자는 젊을 때부터 남다른 부분이 많았는데 남들이 정말 죽기보다 가기 싫어 하는 군대를 새롭게 펼쳐질 세계라며 기대감으로 받아들였고 거기에서도 그 힘든 훈련들을 배움의 자세로 즐겁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런 호기심에서 만들어진 도전정신과 비록 배경이 일천하고 가진 것은 없지만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 그것이 미래산업을 만든 원동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저자의 경영마인드는 ‘기업의 목적은 직원들의 능력계발과 행복추구다’, ‘회사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라’, ‘인재는 키우자’, ‘일생의 1/3은 직장에서 보내는데 회사생활이 즐거워야 한다’. 간단히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경영자가 가지기에는 쉽지 않은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직원들이 즐겁고 의욕적으로 일해야 회사가 발전하는데 직원들을 자유롭게 풀어두자니 간부들은 불안해하고 초조해하고 결국 간섭과 규제가 늘어나 기형적인 관료조직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정문술씨는 제대로 된 기업문화 건설을 위해 실험을 했던 것이다. 조직을 최대한 단순하게 했으며 쓸데없는 관습, 허례허식등을 과감히 거부했으며 관리부서에게는 ‘너희는 후방지원부대야. 요구하는 거 다 들어줘’ 이런 식으로 강조를 했다고 한다.

회사 생활을 즐겁게 하기 위해 저자는 우선 실패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대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도 없다는 마인드를 가졌던 것이다. 실패에 대해 관대한 회사일수록 성공한 회사가 많다. 3M의 Post-it도 실패에서 나온 작품이며 MS에서는 ‘실패를 하면 승진을 한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다고 한다. 저자도 상상력은 엉뚱한 착상에서 나오고 모험을 통해 검증된다고 믿고 그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어설픈 리팩토링이니 해서 한두 푼 아끼기보다는 ‘절약하지 말고 돈 좀 써라’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회사 밖에서 재원 낭비가 심하다느니 근무태도가 불량하다느니 반대의 목소리가 컸지만 그는 최대한 직원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업무에 있어서도 저자는 직원들에게 하루 일과를 스스로의 계획과 판단하에서 시작하라고 하고 있으며 매출의 1%를 교육비로 지출해서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도울 것이라 한다. 예로 들지만 끝도 없지만 저자의 위와 같은 마인드 때문에 미래산업은 가장 가고 싶은 회사 중 하나로 꼽혔다.

얼마전에 읽은 ‘일하는 법, MS에서 배운다’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나왔다. 직원들이 최대한 즐겁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그리고 일한 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창업과 경영에 관심이 많은 나는 아무래도 미래산업을 일하기 즐거운 회사로 키워나가는 과정에 집중해서 보았으나 명퇴자나 사업에 실패를 해서 좌절한 사람 혹은 자기 신세를 탓하며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정문술씨가 어떠한 고난을 겪었고 그 고난을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대해 집중해서 보면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책 제목대로 그는 마흔셋에 시작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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