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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정리 - 금융산업의 뉴 프론티어
정재룡·홍은주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IMF 경제위기 직후 KAMCO(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으로 일하셨던 정재룡님이 쓰신 책으로 수많은 부실채권 처리 전쟁의 과정을 지휘관의 입장으로 서술하신 책으로 손에 든 후 다 읽기 전까지 놓기 힘들 정도로 흡인력이 있으며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 있다.
-부실채권 정리가 절정에 이르렀던 1999년 1월부터 2002년 1월까지 3년 동안 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역임한 저자는 부실채권 누적으로 인한 금융위기가 이 땅에서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관(史官)의 역할을 자임했다고 밝히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부실채권 정리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부실채권 정리에 따른 협상과 기법,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고백이다.
라고 미디어리뷰에 써 있는데 이쪽 분야에 무지한 내가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소개를 했다. 그리고 그 일을 맡았던 담당자의 뒷얘기까지 있어서 생동감이 넘치고 더 이해도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정치인, 권력자들의 로비와 압력, 그리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펑펑 터트려대는 언론, 막강한 자본과 정보력,뛰어난 인재들로 무장한 외국계 투자은행들을 상대로 하면서 국부의 손실을 최대한 막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바쳐 일해온 캠코직원들에게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감사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만약 이 책에서 나온 것 처럼 온갖 외압을 막아주시고 결단이 빠르고 새로운 변화와 제도를 수용하는데 두려움이 없던 정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실무진들이 마음편히 일을 하지 못했을테고 그렇다면 외환위기 극복도 요원했을것이고 수많은 국부의 유출도 막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까지도 든다.
물론 캠코의 시각에서 보았기 때문에 분명 편향된 시각이었을 수도 있다. 지금도 끊이지 않는 헐값논쟁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대우차같은 경우를 봐서도 최초 70억달러에서 헐값어쩌고저쩌고 해서 시일피일 미뤄지다가 결국 20억달러밖에 못받았다 하지 않았는가.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hindsight(사후시력)은 누구나 2.0 이라는 말 처럼 일이 다 지나간 다음에는 누구나 자기가 더 잘했을텐데 라고 말을 한다. 말만.
나도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피상적으로 처리과정을 접해오면서 왜 저렇게 헐값에 넘기냐 진짜 답답하네. 안타깝다 이렇게 생각해왔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은 것 같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부실채권을 처리할 시장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살 능력있는 곳 자체가 없었다.) 유럽에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으며 오직 미국계 투자은행쪽에서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그들에게 후려치기를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할말은 하고 그들의 교묘한 사기에도 당하지 않고 가능한한 높은 값을 받으려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며 최선을 다했던 모습을 글을 통해 보면서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구나. 하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판단을 했던 내 자신을 질책했다. 캠코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날 정도로 그들은 멋졌다.
이 책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가 정부 및 정치인들이다. 해외에서는 인정받고 수많은 상까지 타던 상황에서 이놈의 정치인, 관료들은 외압이나 넣고 쓸데없는 국감 등으로 일거리만 늘려놓고 이 책에서로만 보기에는 손과 발 다 묶어놓고 일 시켜놓고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해왔음에도 왜 더 잘하지 못했냐. 라고 구박하는 것으로밖에 안보인다. 실용적인 중국관료들이 이들을 극진히 모시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 모습과 너무 비교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제대로 하려고 하더라도 관료나 정치인들이 이렇게 발목잡는 일이 많아진다면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다른 시점에서 본 책이나 자료등을 통해 균형잡힌 시각을 가져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얻은 캠코에 대한 감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