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 이 문장이 당신에게 닿기를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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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지난해보다 덜 더운 것 같다.

6월 반짝 무더위를 지난 뒤로는 마른장마라던 장마가 비가 풍성하게 오는 장마다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8월의 기온이 작년 이맘때보다 훨씬 견딜만 한 것 같다.

깊어가는 밤, 따뜻한 믹스봉지 커피를 타 서재로 들고 와서는 창문을 조금 열어 빗소리와 섞여서 들리는 풀벌레소리들을 듣는다.

빗방울이 잦아들어서인지 풀벌레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같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던 오늘 하루 내내 이 책과 함께 여행을 가고픈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혼자서는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었는데, 이 책 한 권을 품에 지니고 어디든 가 볼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왜일까?

사랑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면.. 과연 어떤 말이 있을까.

여행과 늘 공존하는 사랑을 지닌 채 봄, 여름, 가을을 따라 그 여정을 나는 함께 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장소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지만, 저자의 감성은 책을 읽고 있는 순간순간 그 자체만으로도 함께 그곳에 있는 듯한 착각을 안겨주는 듯 했다.

마치 산문의 시 같기도 하다.

저자가 사랑하는 문장들은 짧지만 그 안에 함축되어 독자인 내게 전달하는 메세지의 힘이 매우 강렬함을 느끼게 해 준다.

글에 마음을 담고, 그가 찍은 사진들에도 마음을 가득 담아 그 글과 사진을 보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사랑과 마음을 왜곡없이 전해주는 듯 하다.

사진을 좋아하는 나는 그의 사진들에 점점 빠져들었다.

글로 마음을 전하고, 사진에 그 마음을 덧대어 함께 실어 보낸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내 마음을 담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그는 행복할까

책상 서랍 한 켠에 넣어둔 오래된 카메라를 꺼내보았다. 이 카메라도 후지 제품인데, 기기라는 느낌보다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는 저자의 말에 나역시 공감하는 바이다.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묵혀둔 후지 카메라를 들고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여행은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기에.

'여행은 사소한 것을 발견하는 행위이며 우리가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 기회'라는 저자의 말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짧은 일정이라도 소소한 여행을 떠나보자.

잠깐씩 머무는 곳마다 이 책을 펼치며 저자가 사랑한 문장들을 하나씩 소리내어 음미해 보고프다.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무의미할지라도, 우리에겐 정말 지난날들밖에 남아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엄마와의 단 둘이서 떠나는 여행, 친한 친구와의 여행, 사랑하는 남편과의 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 어떤 여행에서든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여행은 내 속에 얼마나 많은 그리움이 존재하는 지를 확인하는 일이라는 문장에 고개 끄덕이며 맞장구를 친다.

저자가 말했듯이, 떨림이나 설렘등등의 다른 감정들도 물론 함께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의 여행을 책으로 함께 다녀 온 기분이다.

국외가 아닌 국내의 곳곳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사랑을 그리며, 삶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다음 작품이 지금부터 너무 기다려진다.

제발 그래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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