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여자는 가슴뛰는 삶을 포기 하지 않는다
정현혜 지음 / 다담북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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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슴이 후련해지고 속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을 읽었다.

이 지구상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여자로서 살아가는 것이 그 지위와 역할과 관계에 의해 얼마나 비합리적으로 꼬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해 보았다.

사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여자로서 찬성과 반대라는 두가지 선택권을 놓고 본다면, 내 개인적으로는 반대에 한 표를 주고 싶다.

삼십대 후반을 열심히 달리고 있는 지금, 미혼인 친구들이 흔히들 하는 말은, 그래도 남들 다 하는 결혼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나... 라는 말이다.

남들 다 하는 거 나도 함 해봐야지... 그러나 해보면 막상 별거 없고, 그냥 하지 말걸 그랬나 생각도 하고, 그래도 이왕 결혼 한 거 잘 했다 생각하지 뭐,,,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결혼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 된다 느끼는 순간부터, 실패자, 낙오자라는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정말, 결혼이라는 건, 정말 안해도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 결혼생활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행복하다.

정말 마음 따듯하고 자상한 남편을 만나서, 늘 챙김과 보살핌을 받으며 여자로서의 행복을 느끼고 살고 있기 때문에 이 남자와의 결혼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거슬러 돌아간다면, 나는 남편과의 결혼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남편 뿐만 아니라 결혼 자체를 하지 않을 거니까.

결혼이라는 말이 남편 하나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원가족과 인척들까지 동반하며, 생각보다 깊고 넓은 관계로의 확장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부부 둘만의 것에서 출발하기 보다는, 둘이 아닌 원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오게 마련이다.

아무리 착하고 융통성 있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고 한들, 누구나 자기 피붙이에 대한 문제에서만은 절대 이성적이고 논리적임을 유지할 수 없다.

약간은 비겁함을 알면서도 방어부터 하고 본다. 거의 대부분의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부부싸움은 늘 확장된 문제에서부터 그 둘에게 서로를 향한 화살을 겨누게 된다.

본문 중에서, 군데군데마다 깊은 공감을 저자와 함께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늘 달력을 볼때마다 설과 추석이 있는 9월과 2월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막힌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모를 위안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의, 잠깐동안의 멍함과 그 이후에 밀려들던 감동을 기억한다.

너무나 정확하고 또렷하게 적혀 있는 나의 이름과, 짧고 굵은 응원의 메세지를 곁들여준 저자의 배려심에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들을 복합적으로 느꼈다.

와~ 무지 고맙고 신나고 설레는 그런 기분 ?!! ^^

꿈꿀 수 있는 나이에 유통기한은 없다는 말이 되새길수록 든든하고 가슴이 따뜻해져오는 말인것 같다.

나이를 앞세우며 포기하지 말고, 주눅들지 말고, 언제든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계속 나아가자는 말로 나를 뒤에서 밀어주고 있는 듯 하다.

좋은 느낌, 좋은 위안, 좋은 친구에게서 진심어린 힐링을 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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