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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하나 흐르는 길
김이현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표지가 예뻐서 눈길이 갔던 시집
'별 하나 흐르는 길'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때는 서정적인 내용을 담은 시집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한 편의 자서전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의 시집이었다.
서너 살 무렵의 기억부터 코로나로 인해 많은 변화가 생긴 2020년까지,
저자는 삶의 흔적들을 연도별로 하나의 시로 담아 표현하였다.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흔적들을 '별 하나 흐르는 길'로 표현하다니..
제목이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 소개>
1953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저자는 성균관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고,
한국그레이코(주)에서 정년퇴임을 하였다.
2019년에는 아버지의 삶의 무게와 자식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시집,
<아버지, 꽃 편지 그리고 장미>를 출간하였다.
문득 짧지 않은 시간 속에 남겨진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지나온 시간만큼 그 흔적들도 퇴색되어 가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느낌들이 있어서
그 느낌마저 퇴색되기 전에
나이대로 시간의 흔적 위에 그 느낌들을 입히고
시로 단장하여 책이라는 거울 앞에 세워 본다.
- 별 하나 흐르는 길 / 서문 -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이 시집을 쓰게 된 동기를 밝히고 있다.
'내 삶의 흔적들을 시로 단장하여 책이라는 거울 앞에 세운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1부. 어둠 속 중천을 향하여
저자의 어린 시절을 담고 있는 1부의 시들을 보며
'그 시절엔 이랬구나.' 끄덕이기도 하고
어린 저자의 모습이 그려져서 웃음이 나기도 했다.
38쪽 / 수업시간
수업시간 시를 보면서는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차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시간에는 소금물 문제를 어려워하고,
이걸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됐던 수업 내용들...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학생의 마음에 웃음이 났다.
2부. 있는 빛 다하여
새 직장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는 2부에서는
부모님에 대한 시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
생전에 싸우시던 그 싸움 모두가
사랑싸움이었던 걸 이제야 깨닫는 허망함
그 허망함을 채움 하나 없이 돌아가신
그 허망함에
눈물이 나고 울음이 난다.
8주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급하게 따라가신 어머니
...
132쪽 / 어머니 하관하며(쉰세 살)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8주 만에 어머니까지 돌아가시다니...
그 마음을 어찌 헤아릴 수가 있을까..
시만 봐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3부. 내려가는 길목에서
마지막 3부에서는 정년퇴직 이후의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의 첫 시인 '정년퇴직'을 보면
저자가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일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난생처음 갖는 긴 휴가', '돌아보니 내게 내 시간이 없었구나' 등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저자의 삶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
지금은 그저 푹 쉬어 보자
난생처음 갖는 긴 휴가
무엇을 할까 하지 말고
어떻게 쉴까 그것만 생각하자
돌아보니
내게 내 시간이 없었구나
모두가 타인의 시간이었어…
...
176쪽 / 정년퇴직(예순세 살)
앞으로는 타인의 시간이 아닌 본인의 시간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제2의 인생을 살아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모두가 흔적을 남긴다. 문득 짧지 않은 시간 속에 남겨진 내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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