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미술관 -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
이원율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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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이 책이 생애 첫 미술책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미술에 대해 적당히 아는 것을 넘어,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머리말 중 -


내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이 책은 나에게 '생애 첫 미술책'일 것이다. 그동안 미술관이나 전시회에 가서 도록을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진짜 미술책을 접하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미술에 대한 엄청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럽여행을 갔을 때는 유명한 그림들은 다 보고 왔었다. 혼자 그림만 봐서는 갸우뚱하는 작품들도 있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도슨트 투어나 일일가이드 투어를 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의 목록을 보는 순간, 그때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사회부와 정치부 기자인 저자가 쓴 미술책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하룻밤 미술관》 이라는 책제목처럼 저녁을 먹고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어느새 책 한 권을 다 읽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누군가 내 옆에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23가지의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작품뿐만 아니라 카라바조, 윌리엄 터너 등 나에겐 낯선 작품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중섭, 최북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내용들도 많아서 흥미로웠다.


처음엔 명화의 속사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길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담겨있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책을 읽는 내내 큰 어려움은 없었다. 아무래도 '쉽게 글을 써야 하는' 저널리스트이자, '복잡한 이론과는 서먹한' 미술 비전공자의 시선에서 쓴 책이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깊이있는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던 것 같다.


'빛의 화가, 모네의 그림이 번져 보이는 이유'

'우리가 잘 알지 못한 반 고흐의 첫 작품'

'평생 외로움에 울었던 화가, 이중섭'


​명화의 숨은 이야기를 알게 되니 작품에 대한 감상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하고 의심스러웠던 부분들이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구나, 하고 이해하게 된 작품도 있었다. 작품 하나를 보더라도 배경지식을 알고 보는 것과 그냥 작품만 감상하는 것은 천지차이라는 걸 또 한번 느끼게 된 책이었다.



​처음 알게 된 뭉크의 가정사, 그리고 「아픈 아이」라는 작품.

'뭉크'하면 「절규」라는 작품만 알았기 때문에 나에겐 약간 무서운 이미지였는데 평생 죽음을 생각하며 살았던 뭉크의 숨은 이야기를 알게 되니 작품 속 인물들도 슬퍼 보였다. 병든 누이를 그리는 뭉크의 마음은 어땠을까 싶어 마음 한켠이 찡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껏 전시회를 보러 가기도 어려운 요즘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책 한 권만으로도 명화의 속사정을 알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책에 실린 작품들을 직접 보게 된다면 아마 책에서 봤던 내용들이 머릿 속에 쭈욱 떠오를 것 같다.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미술초보자에게도 흥미로웠던 이 책!


앞으로 다른 작품을 담은 시리즈도 나오기를...!

당신에게 이 책이 생애 첫 미술책으로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미술에 대해 적당히 아는 것을 넘어, 제대로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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