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막내딸처럼 돌봐줘요
심선혜 지음 / 판미동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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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은 아프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아파도 자신을 계속 돌보며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오랜만에 읽은 에세이, 그리고 처음 읽게 된 암 경험자의 에세이. 평소 에세이를 종종 읽는 편이지만 암 경험자의 책은 읽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아픈 것도 아닌데 책 속에 묘사된 그 고통이 마치 내 몸 속의 고통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서 그동안은 나도 모르게 그런 책들은 읽지 않았던 것 같다.


​한 아이의 엄마이자 젊은 암환자였던 저자가 써내려간 이 책에는 치료과정이나 아픔에 대한 묘사가 적은 편이라고 한다. 관련 책들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들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아서 이러한 책을 처음 접한 나도 큰 어려움? 부담감?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치료과정이나 고통에 대한 표현 없이도 책을 읽으며 내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은 크게 6부로 나뉘어져 있다.

바라보기 / 들어 주기 / 달래 주기 / 안아 주기 / 돌봐 주기 / 살아가기


​프롤로그 마지막 부분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이 책이 그때의 나처럼 자신을 사랑할 힘을 잃은 사람에게 응원이 된다면 좋겠다. 어떤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하는 마음으로 썼다. 포기하고 싶겠지만 부디 그러지 말아 달라고. 나를 소중하게 돌보면 힘내고 싶어지는 순간이 꼭 올 거라고. 그건 나에게 하고 싶은 부탁이기도 하다.


프롤로그 / 11쪽


작가님의 의도처럼 책을 읽는 내내 메모하고 싶은 문구도 많았고 내 마음을 먼저 위로해주고 돌봐주고 살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은 현재 아픈, 혹은 과거에 아팠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줄 수 있는 책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을 소장하고 싶을 만큼 마음이 따스해지고 큰 위로가 되는 책을 읽은 것 같다. 내가 나를 '막내딸처럼 돌봐주기' 어려울 때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오늘의 이 감정, 느낌들을 꺼내봐야겠다.

"아기 엄마, 지금부터 딸 하나 더 키운다고 생각하고 나를 돌봐요. 내가 막내딸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더 먼저 돌봐줘요. 지금은 우선 나한테만 애써요." - P9

암에 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나보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 나 대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이 엄마라는 걸.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서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것을. - P59

‘나를 사랑하는 생활을 하면‘ 여러 사람을 좋아하면서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몇몇을 끔찍이 사랑할 수 있다고. 나를 가장 사랑해야만 다른 사람에게 온기를 나눠 줄 수 있는 거라고. - P115

"남한테 나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애쓸 필요 없어요. 내가 그런 거면 그런 거예요. 누가 그걸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어요. 내가 나를 좀 더 인정해 주면 어떨까요?" - P151

이 순간이 소중해야 불안하고 우울하지 않다. 몸은 현재에 사는데 마음이 미래에 살면 불안해진다. 반대로 마음이 과거에 사는 사람은 우울하다. 결국 내가 불안하고 우울한 건 현재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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