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오는 날
임수진 지음 / 상상마당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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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오는 날』 은 임수진 작가님의 첫 번째 소설집으로 총 10편의 단편소설을 담고 있다. 

회색빛의 표지가 말해주듯 각각의 소설 속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회색빛이었다.


​표지를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을 했어야 했는데.. 

아침에 잠깐 남는 시간에 단편소설이나 읽어볼까 하고 꺼낸 책은 첫 번째 단편소설인 <삼각김밥을 먹는 동안>을 다 읽지도 못한 채 다시 덮었다. 

한 페이지, 두 페이지... 초반에 책을 넘기면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아.. 이 책은 회사에서 읽어서는 안 되겠다. 집에 가서 잠자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첫 번째 소설부터 한 장 한 장을 가볍게 넘길 수가 없었다. 

수필을 쓰시던 작가님이라 그런지 소설들이 마치 수필을 읽는 것처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울음포인트가 많은 편이다.

감동 받아서 울고, 슬퍼서 울고, 불쌍해서 울고, 화나서 울고 등등 내가 우는 이유는 너무나도 다양하다.

그런 나에게 이런 분위기의 단편소설들은 무.조.건. 집에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마음 편히 울 수 있는 곳, 그런 곳으로는 집이 딱이다!


그렇게 첫 번째 단편소설을 다 읽기도 전에 다시 가방 속으로 들어간 책은 그날 저녁내내 내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어떤 작품은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돼서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보다가 헉!하는 소리가 입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내 이야기인 것처럼 온전히 와닿지는 않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온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얘기들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실 현실 속 이야기들이 더 무섭고 비극적일 때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다.


​현실이든 책이든 마음이 무겁다고, 어렵다고 피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삶의 바깥쪽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함께 호흡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단편소설집이었다.

고작 2주를 살기 위해 어둡고 깊은 땅속에서 7년을 버티는 매미의 이력이 반지하에서 반지하로 옮겨 다니며 살아온 내 삶의 자취를 반추하게 만든다. - P170

"정신 차려. 준우한테 가야지. 우리에겐 보물이 있잖아. 살아야 할 이유." - P248

모든 관계가
저기
완만한 능선에 내려앉은 태양처럼 따뜻하기를.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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