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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의외의 조합 같은 책 제목,
예쁜 동화 같은 표지,
읽으면서도 놀라웠던 저자 소개,
내용이 궁금해지는 책 소개글까지!
오랜만에 여러모로 궁금해지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처음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궁금해졌다.
숲속과 자본주의자라니?!
이 어색한 듯 낯선 조합은 뭐지?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리고 제목에 이어 예쁜 표지에 눈길이 갔다.
마치 숲속 동화 같은 예쁜 표지는 알고 보니
책 안에서도 꽤나 언급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과 닮아있었다.
그러고 보니 책의 뒷표지에
'세상의 속도에 맞추기 버거워진 순간
나의 월든을 찾아 삶의 실험을 시작했다.'라고 적혀 있던 걸 보면
아마 『월든』 책을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은 이 표지가 반갑게 느껴졌을 것 같다.
나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월든』 이라는 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내내, 아니,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까지도
도대체 『월든』 이 어떤 책이길래 저자는 '나만의 월든'을 발견하려 한 걸까 궁금했다.
저자인 박혜윤 작가님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이후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미국 시골로 들어갔다.
서울대를 나와 기자생활을 하다가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분이 갑자기 미국 시골생활이라니!?!?
마치 영화 속 주인공 이야기 같은 저자 소개를 보고 책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다.
이 책은 차례가 담겨 있는 페이지도 예쁘다.
박혜윤 작가님이 미국 시골집으로 간 지 7년째,
작가님의 일상과 그 7년 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은
시골 생활의 아름답고 예쁜 모습만 전해주는 건 아니다.
어쩌면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들려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매력적인 건
그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작가님의 생각들,
삶에 대한 태도를 읽으며
'나 자신', '내 인생'에 대해서도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골 생활을 경험해 본 적도 없고,
귀농이라는 건 상상조차 안 해본 내가
다른 사람의 시골 생활 이야기를 읽으며
이렇게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게 바로 독서의 매력인건가 😍)
도시에 사는 사람이든
시골에 사는 사람이든
내가 사는 그 장소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일깨워준 책.
돈이 행복의 전부인 것 같고
타인의 시선을 자꾸만 의식하게 되는 사람들,
끊임없는 경쟁 속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가는 누군가가 읽기를 바란다.
지친 몸과 마음에 채찍질하는 그 누군가에게,
삶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그 자유의 시작은 이 책을 펼치는 오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 작가의 말 中 -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포기한다고 삶이 포기되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 P72
아이의 젊음은 내가 나이 들면서 쌓아왔던 새것과 헌것, 좋은 것과 나쁜 것,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에 대한 지식, 경험, 선입견이 소로가 말한 ‘잃음‘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 - P108
우리를 채워주는 것은 다 다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 다름을 탐구하고, 내가 행복해지는 맥락을 깨닫는 것이다. - P257
인간은 순간을 살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끝을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괴롭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삶의 충만함을 이해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끝의 아름다움을 그렇게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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