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라서 다행이야
박사, 이명석 지음, 경연미 그림 / 시지락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자꾸 이 책의 제목을 '고양이라서 미안해'라고 생각했었다. 이유는 왠지 모르겠지만, 고양이보다는 강아지를 나름대로 편애하고 있는 내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발생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고양이라서 미안해...라니.. 책을 끝내기 전까지도 이러한 생각이 고쳐지질 않더니 마지막 고양이 소개까지 보고 책을 덮고 나서야 나는 비로소 책의 제목을 제대로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 별 것도 아닌 일이었지만, 드디어 나도 고양이를 어느 정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도무지 친근감이라고는 가지 않는 날카로운 외모에서부터(아니라고 분명히 투덜대시는 분 계실테지만...) 안고 있기만 하면 군데군데 생겨나는 작은 발톱의 흔적들, 어슬렁거리기, 주종관계 탈피? 아니, 주종관계 확실, 당연히 주인은 고양이. 아무리 눈동자를 굴려서 이리저리 훑어봐도 눈물나게 고맙고 따뜻하게 보이는 건 하나도 없는 고양이들. 그래도 박사님과 이명석님의 글 속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그 눈꼴시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자아내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다를 거 하나 없지만 다른 사람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내가 좋아하는 건 당연히 좋아보이니까. 이 참에 고양이랑 친해져 보는 것도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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