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아우디 풍뎅이차 비스무레한 차를 몰고 어디론가 찾아 가는 길이었다.
'그래, 이 길로만 쭉 가면 되는거야.'
한참을 가는데 시내로 들어오면서 인터체인지를 만났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차에서 내려(그것도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다행이 달리는 차가 거의 없었다) 육교 위로 올라갔다.
'올라가 보면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거야.'
어디서 쏟아져 나왔는지 마치 주말 오후의 명동거리처럼 온통 사람이 가득했다.
사람들을 헤치며 위쪽으로 올라가는데..
읍내 이장이 방송을 하듯 온 시내에 DJ목소리가 들렸다.
"네, 이승만 대통령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곧 이어 이승만이 나왔다(그런데 이승만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 사람 임기 때 변명을 하고 있었다. (아마 하야하고 나서 시점 정도였던 것 같다.)
'어 이승만 안죽었네...'
도무지 분위기 파악이 안되고,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모르겠고 막막해하며 서있는데 누군가를 만났다.
"나를 따라와요. 같이 가면 돼(이쯤으로 말했던거 같다)"
그 사람을 따라 육교를 내려가는 데, 아차 차가 생각이 났다.
그제서야... '내가 왜 차에서 내렸지.. 헤매도 차를 타고 헤맸으면 더 빨랐을텐데...'
차를 향해 가는 방향이 그 사람이랑 반대방향이 되었다. 나는 소리쳤다.
이미 그 사람은 인파에 떠밀려 일행과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
"잠깐만요!"
순간 '내가 차를 타면 저 사람이랑은 헤어져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내 눈에는 뒤집어져서... 그나마 뒷바퀴하나 마져 빠진...꼴을 하고 있는 풍뎅이차가 들어왔다.
그건 내 차였다.
"오~마이!!!"
당황해하는 나를 더 황당하게 하는 건 쇼호스티스같은 차림을 하고 있는 여자경찰이었다.
내 차를 딱지 떼는 중이었다.
"헬미, 김미 헬프. 이보세요 나는 지금 차가 뒤집어졌다구요. 게다가 바퀴까지 누가 빼갔다구요!"
아무리 도와달라해도 그 호스티스여경찰은 듣는 척, 마는 척이었다.
너무 울고 싶어졌다..
그리고는 기억이 안난다. 젠장. 해결을 봤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