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스 딜리버리 안전가옥 쇼-트 4
전삼혜 지음 / 안전가옥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기저기 전삼혜식 유머가 판치는 소설집 위치스 딜리버리를 읽었다. 위치스 딜리버리에는 두개의 단편이 실렸는데, 이것은 전삼혜st. #성남 어반 판타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두개의 단편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동안 sf와 청소년 소설에 집중해왔던 작가의 행보에서도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덕질 중인 아이돌의 콘서트를 위해 알바를 시작한 보라가 예비마녀 신분을 얻고 성남 하늘을 누비며 겪게 되는 사건을 다룬 '위치스 딜리버리'는

괜히 피식피식 웃게 되는 #4차원 개그코드와 빗자루 대신 청소기를 타고 다닌다는 현대식 #마녀 설정이 일단 꽤 그럴 듯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사실 단편으로 소비해버리기는 아까운 설정이라, 읽으면서도 "곧 장편이 나오겠군"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럴 계획이 없다면... 꼭 장편으로 내달라고 말하고 싶은 심정. 그만큼, 읽는 동안 낄낄거리며 읽었다는 얘기.

::뒤에 실린 '에어프라이어 콤비의 탄생'은 표제작인 '위치스 딜리버리'에도 잠깐 등장했던 꽃미모 열세살 초능력자 미카엘라와 그의 파트너 윤세이의 (첫사랑)실패담, 아니... 실수담(?)이다. 아주 소소한 사건을 다루긴 했지만 훗날 분당의 에어프라이어 콤비라고 불릴 이들이 귀뚤귀뚤, 아니... 꽁냥꽁냥 대는 광경을 두눈뜨고 보다보면... 이들의 다음 성장스토리가 궁금해서 밤잠을 설치게 될지도?

::앞서 말했듯 이 책은 안전가옥 쇼트 스토리의 4번째 단편집이다. 분명 쇼트 스토리인데, 왜 나는 이 책의 다음 이야기가 분명 더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 걸까? 이건 쇼트 스토리가 아니라, 로-옹 스토리의 프롤로그. 전삼혜, 다음 편을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ㄱㅎㄱ ㅇㄲㄷ!

::아, 위치스 딜리버리를 읽다보니... 듀나의 '민트의 세계'가 생각나더라.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한국과학소설 작가연대의 대표가 듀나, 부대표가 전삼혜인걸로 알고 있는데... 어디, 민트랑 보라랑 만나는 얘기 좀... 안되겠지? (그냥 해본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장강명이 자전거의 양쪽 페달 '본다-말한다'의 세계와 '읽다-쓴다'의 세계에 동시에 발을 올려놓고 살며 느낀 이야기들, 일종의 '독서론'에 대한 생각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책에 나온 몇 문장을 발췌해 놓기는 했지만 사실 저보다 더 많은 문장에 밑줄을 그었을 정도로, 그의 독서론에 나는 긍정의 사인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의외로 많은 부분 공감이 갔다. 장강명의 회의론적 시각이 의외로 내 취향이었달까.  


::그러고보면, 나는 '쓰는 인간' 장강명에 대해서만 조금 알뿐, '말하는 인간' 장강명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셈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나는 그가 운영하는 #북팟캐스트 를 들어본 적이 없고, 그가 출연했던 일군의 티븨 프로그램(특히, 책 읽어드립니다,의 경우에 나는 매우 비판적이었다)을 본 적도 없었다. 나는 장강명을 오로지 책-대체로 소설로만 만나 왔었다. 그의 소설은 대체로 #사회파 로 대한민국의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고, 그것은 내 취향과 꽤나 잘 맞아떨어졌다. 


::장강명은 '왜 읽는가?' '왜 쓰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나에게도 그 말은 유효하다. 주변에서 종종 "너처럼 책 많이 읽는 사람 처음 봤다."는 얘기를 듣는 건 이제 익숙해졌고, "책이 재밌어? 왜 재밌어?" 라고 물으면... "넌 왜 게임이 재밌냐?" 라고 밖에 되물을 수 밖에 없고, 그러면 질문을 해온 사람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책하고 게임을 어떻게 비교하냐?"라고 하는데... 내겐 책이나, 게임이나... 취향문제일 뿐이다.  


::수전 손택은 말했다. "독서는 제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세상이 못 견디겠으면 책을 들고 쪼그려 눕죠. 그건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수잔손택의 말, 마음산책)"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독서에 대한 (개인적) 정의이다. 장강명은 책, 이게 뭐라고 (가상의) 녹음에 소크라테스를 모셔온다. 장강명은 녹음이 끝나고 이렇게 말한다. "내게 독서는 호흡이다. 나는 이미 읽고 쓰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 나는 길고 복잡한 언어가 지배하는 세상이 두렵지 않다. 나는 그 세상에서 육신을 벗고 언어의 일부가 되고 싶다." 음, 수잔 손택만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블랙 달리아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고? 궁금하면 <책, 이게 뭐라고>를 읽으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동네
손보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복기-기억을 복습하는 것. 서른 중반(으로 추정되는)의 성인이 열살 무렵의 일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기억하는 일은 과연 얼마나 성공적이고,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까. 나는 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그 소설에도 화자는 어린아이이고, 똑같이 누군가가 죽기 때문일까. 그것과 이 소설이 다른 점은 이 소설은 '말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설은 처음부터 거의 마지막 챕터까지 왜 이 가족이 그 작은 동네를 떠나게 되었는지, 엄마와 아버지가 왜 헤어졌는지, 나의 오빠는 왜 죽음을 맞이한건지 말하지 않는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그것이 몹시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하고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게 한다. 일종의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었다... 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마지막에 가면 의문은 풀린다. 그게 다소 작위적일지라도, 혹은 중간에 반전의 비밀을 눈치챘을지라도... 어쨌든 어느정도는, 주제를 말하기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베스트였다, 고는 말못하겠다. 글쎄, 손보미 특유의 유머를 좋아하지만... 유머가 느껴지는 소설은 아니다. 좋은 의미에서- 담고 있는 메시지가 나쁘지 않았지만 그것을 확장해나가지는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가독성은 좋은데, 작가편의적으로 열살짜리 화자가 때로는 심할 정도로 영약하게 때로는 심할정도로 순진하게 그려진다. 서른 중반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시대적으로, 시간을 옳게 설정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연대가 약간 안 맞는다는 느낌도 든다. 오히려, 마흔 일곱이라면 말이될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스테리아 29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지음 / 엘릭시르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신공양이라니! 흥미롭다고 해야할지, 섬뜩하다고 해야할지... 가끔 어떤 책의 리뷰들은 너무 재밌어서, 실제 책의 내용이 그에 못미친다고 느낄때가 있어요. 그런 단점(?)만 제외한다면, 정말 괜찮은 격월간지라는 게 제 느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로나19와 질병X의 시대 스켑틱 SKEPTIC 21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때그때 마음에 드는 주제가 실릴 때마다 꾸준히 사서 읽고 있어요. 코로나도 흥미로운 주제지만, 과학의 관점에서 본 신에 대해 풀어낸 챕터들도 충분히 재밌었어요. 다음호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