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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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들의 박물관이라는 소재는 흥미롭다. 그 유품들을 모으기위해 자신의 한평생을 바쳤을 노파를 상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노파의 전사는 나오지 않지만 독자는 충분히 그의 삶이 순탄치는 않았음을, 그리고 어쩌면 노파의 수양딸인 소녀 또한 노파와 비슷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예감에 사로잡히게 될것이다.

✏마을에 특산품이 있다면 그것은 #알공예품 이다. 조심조심 다루지 않으면 바스라져버릴 것 같이 위태로운 알공예품은 마치 사람의 생같다.
한 생명체가 깃들었다가 사라졌던 빈 알껍질에 사람들은 어째서 조각을 할 생각을 했을까. 대리석이나 나무, 돌덩이처럼 안정적인 것- 단단한 것- 위태롭지 않은 것에 조각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것은 마치 우리의 생이 영원하지 않아서, 한치 앞을 알 수 없어서 의미가 있듯 알공예품 또한 그 #위태로움 때문에 아름다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아닐까.

✏문득, 나를 대변할 수 있는 유품은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사용해 온 연필들, 다이어리, 특별히 아끼는 몇몇 책들, 키보드, 핸드폰, 매일 들고 나니는 가방, 주호라고 새겨진 돌도장... 나는 알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유품이 전시된 박물관을 볼 수가 없겠구나 생각하니, 조금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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