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서 - 청춘의 아름다운 방황과 불안에 대하여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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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행해본 사람은 안다. 자유로움과 외로움, 고독, 그리고 낯선 골목에서의 아득함과 사랑하는 이를 향한 애틋함은 결코 상반된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이 모든 감정은 사실 같은 뿌리를 뒀다. 나는 자유와 평안을 위해 떠났으나, 결국 그 자유와 평안은 내 사랑하는 모든 이로부터 나왔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의 곁이 어쩌면 가장 자유로운 곳이자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작가 이우의 첫 시집인 '경계에서'를 펴면 이런 내 마음이 작가의 마음과 얼마간 동일했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가깝게 느껴진다. 이 책이.



그는 청춘의 아름다운 불안과 방황에 대하여 썼다. 주로 북아프리카와 유럽, 그리고 중앙아시아를 홀로 떠돌며 집필한 시집이다. 그의 글에는 젊음이 있고 방황이 있고, 그리고 아늑하고 따뜻한 필체가 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그가 방황을 동경하는 작가라는 점이었다. 26개국을 홀로 여행했고, 두 번의 산티아고 순례를 떠났으며, 글을 쓰겠다면서 모로코와 프랑스에 머물렀다는 그의 작가 소개란이 무척 마음이 들었다. 


어느 대학을 졸업했고, 어떤 공부를 전공했으며, 어떤 학위를 가지고 얼마만큼 훌륭한 간판으로 자신의 삶을 입증하려 하는 여타 수 많은 평범한 작가 소개 대신, 그는 스스로를 가리켜 '방황을 동경하는 인물'로 칭했다. 


나는 그것이 좋았다. 방황을 동경하는 사람은 대개 따뜻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는 장편소설 '레지스탕스'와 에세이집 '자기만의 모헙' 등이 있다. 


지도 그대로의 작가, 이우를 응원하고 싶은 이유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나의 세계를 찾고 싶었다

따스한 안락도 아니오
달콤한 사랑도 아니오
든든한 기반도 아니오
뜨거운 우정도 아니오
확고한 믿음도 아니오

그리하여 페르시아의 저 황량한 대지 위에
저 숨막히는 태양 아래, 나는 떠돌고 있다

저 멀리 일러거리는 신기루.
저것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나의 세계가 아닐는지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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