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진
이동은.정이용 지음 / 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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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고통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목청껏 함꼐 노래를 부르는 일이다."


나이도 직업도 다르지만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진아와 수진, 두 사람의 살아가는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사실 한 동안 만화책을 멀리해왔다. 멀리해왔다는 표현보다는 단 한 번도 만화책에 심취해본 경험이 없는, 그야말로 만화에는 문외한인 사람이었다. 


만화라면 쉽고, 가볍고 쉬이 넘겨 읽을 수 있는 것들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알았던 편견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던 탓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 경험한 만화책 <진, 진>은 그야말로 매운 맛이었다. 쉬웠지만, 쉽게 읽어낼 수 없는 우리 사회 현실을 그대로 담아냈기에 한 장 한 장을 읽어내는 맛이 쓰고 매웠다. 


함께 읽은 모친께서도 쉬이 읽기 힘들었다는 말로 단행본에 대한 평가를 대신했다. 


작가 이동은과 정이용은 누구 하나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조금씩 몸을 기울여 서로를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는 작가들이다. 이 작품 속 젊은 진아는 한 발만 디디면 사회적 안전망이 끊긴 구역으로 실족할 듯하고, 중년의 수진은 연애를 해도 가족이 늘어도 한자일 뿐임을 절감한다. 두 여자는 고시원방처럼 협소한 그림칸 안에서 몇번째인지 모를 삶의 위기를 끌어안고 여닌 돌아눕는다. 카타르시스에 인색한 편인 두 작가는 주인공드렝게 해방이나 대오각성을 베풀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작가의 시선 덕분에 나는 이 작품을 다 읽어낸 직후 어찌어찌 뒤척이고 부딪히다 보면 또 한고비 넘어가 있는 것이 삶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작가들 역시 이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삶은 고통이라고 했던가. 울니느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다른 살마의 삶의 일부를 빌려 태어나고 죽는다. 어머니의 고통 가운데 태어나야 하고, 눅누가에게 부담을 주며 이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삶은 노래한다. 아니, 그래서 삶은 노래한다. 어차피 고통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목청껏 함께 노래 부르는 일이다. 


나와 당신의 삶은 노래한다. 지금, 이곳에서"라는 작가의 말이 좋아서 이 책을 머리 맡에 두고 오래 오래 두고 읽는 중이다. 


이 문구가 마음에 와 닿는 나와 같은 독자가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삶은 고통이라고 했던가. 울니느 태어날 때도, 죽을 때도 다른 살마의 삶의 일부를 빌려 태어나고 죽는다. 어머니의 고통 가운데 태어나야 하고, 눅누가에게 부담을 주며 이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삶은 노래한다. 아니, 그래서 삶은 노래한다. 어차피 고통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만 목청껏 함께 노래 부르는 일이다.



나와 당신의 삶은 노래한다. 지금, 이곳에서"라는 작가의 말이 좋아서 이 책을 머리 맡에 두고 오래 오래 두고 읽는 중이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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