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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 - 이기적인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희망의 실천윤리
피터 싱어 지음, 노승영 옮김 / 시대의창 / 2023년 12월
평점 :
공리주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윤리 사상입니다. 피터 싱어 의견에 반대하거나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벌써 오래된 책이 되었네요.
공리주의는 공동체의 쾌락과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게 목적인 윤리 기준인데요, J. S. 밀에 의해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긴 했지만 여전히 주창자인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기본 모토로 삼고 있습니다. 선한 동기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개인이나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죠.
어찌 보면 매정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복잡한 사회에서 통용될 수 있는 깔끔한 윤리 기준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법률은 공리주의 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죠.
피터 싱어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자신의 쾌락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좋습니다. 다만, 쾌락과 행복을 높여주는 것들의 우선순위를 조금만 고민해보고 스스로 조절해주면 좋겠습니다....라고요. 저는 이 '우선순위 조절'이라는 유연하고 너그러운 제안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사회 어딘가에서 큰 재난이 일어났을 때, 공연이나 축제를 잠시 미루는 것도 여기에 해당하죠.
욕망에 솔직하면서도 공동체에 필요한 것들에 외면하지 않는 적당한 여유가 필요합니다. 실천하지 않는 선보다는 실천하는 위선이 더 낫다. 이런 관점과도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