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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사회적 초상 -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ㅣ 음악의 글 6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미애 옮김 / 포노(PHONO) / 2018년 2월
평점 :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_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 미하엘 슈뢰터, 라인하르트 블로메르트 편집 / 박미애 옮김 / PHONO 펴냄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은 그의 사후에 편집된 책이다. 1990년에 사망한 노학자의 저서들을 미하첼 슈뢰터가 1991년에 정리해서 엮은 책이다. 그 후 라인하르트 블로메르트의 편집을 거쳤다. 천재성을 지닌 음악가로, 신동으로 일컫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궁정 사회라는 폐쇄적인 당시대의 규범 안에서 음악으로 자유 의지를 표출한 자아의 의미를 살펴본다. 아버지의 틀 안에서 유아기와 청소년기의 음악여행과 활동이 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고 있다.
단순히 모차르트의 생애와 음악 활동이 아닌, 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의 천재성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은 아버지인 레오폴드 모차르트의 영향이 지대하지만 독립된 인격으로 변모하기엔 염려를 위시한 억압도 무시하지 못한다. 궁정 귀족 시대의 음악가는 자신의 음악적 소양보다는 궁정에 소속된 일원으로 계획적인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귀족과 서민계급, 봉건주의와 자본주의로 이분화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사회적 규범이 가지는 의미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사회적 규범 안에서 모차르트는 융화되지 못하였고, 자유 의지를 표방한 시민 계급으로서 음악을 표현하고자 했다. 정태적 개념을 지닌 사회에서 예술가를 향한 고정된 인식-제후궁에 소속된 수공업자로서의 음악가-을 벗어나고자 했던 모차르트의 의지는 사회 흐름에 동화되지 못한 채 사그라들었다. 그는 사후 명성을 얻었으나 삶은 녹록지 않았다.
그가 벗어나고자 했던 것은 사회의 규범이라는 틀에 갇힌 예술이었다. 지배층의 의지로 복종되어버린 예술이 아닌 예술 창조자로 예술 구조의 변화를 꾀했다. 비록 시대의 외면에 상실하여 결국은 삶의 연속, 죽음을 이겨낼 의지를 놓아버렸지만 그는 마음속에 들끓은 예술적 가치를 짧은 생애 동안 표출했다. 미완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을 작곡하며 그는 죽음과 대면했다. 사회적 인정과 사랑을 갈구한 삶은 그 요소의 외면을 이겨내지 못했다.
안정된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삶을 끊어버린 모차르트는 자유 예술가로 살고자 했다. 문학과 회화에 비해 더디게 시대의 흐름을 탄 음악의 규범에 막혀, 그의 대범함이 드러난 음악은 지배층인 귀족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어린 나이의 비범함이 연주 활동으로 이어졌으나 음악 자체로 즐기는 기간은 길지 않았다. 생계와 직결된 음악 활동은 때로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아닌 가정과 사회적 환경에 주목한다. 자신의 이상을 위해-음악가로서의 명성과 사회적 부- 자식에게 전가시킨 레오폴드 모차르트. 교육자로서 모차르트에게 다양한 지식과 소양을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차르트의 특수성을 사회의 규범에 맞추려 했다.
아버지의 선택에 의한 음악, 아버지의 강요에 의한 활동은 모차르트의 생애 있어 불가분의 관계를 이어간다. 차마 끊어내지 못한 미련은 가족의 관계를 악화시킨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버지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모차르트는 궁정의 지위를 벗어버리고 자유 의지로 빈에 머문다. 안온한 삶을 바라기도 하지만 자아 표출이 그대로 드러난 성격과 음악은 귀족 사회와 단절을 표면화한다.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논하기에 앞서 인간적 고뇌를 들여다본다. 창작의 고뇌(다른 이들보다 작곡하는 것이 쉬웠다고는 하지만)와 예술적 양심이 감정의 이중성으로 드러난다. 음악 규범의 변화가 모차르트 생에 이루어졌다면 충족되지 않은 사랑의 욕구에 목말라하지 않았을까. 그의 외로움이 해소되었을까.
'비트겐슈타인(1889~1951)은 말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만 한다고.
똑같은 권리로 우리는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 계속 탐구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p.220 본문 발췌)
이제껏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에만 심취했으나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모차르트, 사회적 초상_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을 통해 모차르트를 둘러싼 사회적 흐름과 예술을 매개로 계층 간의 규범을 살펴볼 수 있어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