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이야기
조웅연 지음, 청공(이성은) 그림 / 더도어즈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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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노트] / 조웅연 글, 청공 그림 / The 도어즈 펴냄



어느덧 2017년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함께 한 [엔딩 노트]는 이 날에 만나서 더 뜻깊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며 따뜻한 마음이 물씬 느껴지기 때문이다. 떠나보내는는 것, 지나간다는 것의 쓸쓸함을 나만의 엔딩 노트에 차분히 기록할 수 있다. 귀퉁이에 머물렀던 외로움을 연필의 사각 소리가 들리는 고요 속에서 쓰고 읽고 느껴본다. 이제껏 살아온 삶을 한 번쯤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무거운 주제에 허우적거리지 않게 따스하게 스며드는 일러와 글귀는 마음을 다독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열심히 살아온 오늘을 거울에 비춰 내가 아는 나를, 내가 바라는 나를 기록해본다. "행복해져라"라는 주문을 외우며 "꿈"이 녹아든 일상을 간절히 바란다. 


내 이름이 무엇인지 묻는 첫 장은 올곧이 나를 직시하게 한다. 부모가 되어 내 이름보다는 아이의 엄마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니 솔직히 내 이름을 등한시했다. 그러나 첫 장에서 만나는 '당신의 이름은 누군가 고민해서 만든 소중한 이름이에요.'(본문 발췌)라고 쓰인 문구를 보며 깨닫는다. "아, 그렇지" 부모님이 작명소에서 받아오신 내 이름 뜻풀이 문서를 아직도 나는 가지고 있다. 

나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으로 지칭되는지에서 시작한다. 나는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며, 엄마이지만 나만이 불릴 수 있는 이름을 가진 한 인격체이다. 


과거를 들여다본다. 좋았던 날의 기억을, 슬펐던 날의 눈물을, 외로웠던 날의 허전함을, 그리웠던 날의 손끝을 끄집어낸다. 내 생애 처음이었던 순간은 소중하다. 첫 울음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내 마음에서 간직한 "처음"은 늘 그대로이다. 세월에 지워져 흐릿해진 순간일지라도 그 순간이 변색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 두발자전거를 내 힘으로 탔을 때, 친구와 주고받았던 첫 편지에, 첫 월급으로 샀던 선물을 기억한다. 그때의 감정을 떠올려보면 설레는 마음에 미소 짓는다. 


현재의 나는 꿈을 향해 얼마큼 전진했을까,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돌아보며 그저 바삐 살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꿈은 소멸되지 않았다. 다만 사그라들었을 뿐. 아직 늦은 것은 아니라며 나를 끄집어 내려 하지만 실상 나는 안온함에 빠져 두려움을 가장하여 외면하기에 바쁘다. 스스로 이 정도면 되었다고 놓아버린 나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넓게 펼쳐진 노트 위에 적어본다. '꿈이 있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습니다.'(본문 발췌)


다시금 나만의 일상을 이뤄간다. 울분을 토해내고 외로움을 떨쳐내며 그리움을 품었던 한 해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지난 1년간간 수고했다며 웃어본다. 망설임 많았던 걸음에 한 걸음을 더하니 전진의 계기가 된다. 나아가야지. 새로이 시작한 날을 위해, 지나간 날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나아간다.


나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 전하는 편지를 쓴다. 고르고 골라 쓰는 편지가 아니라 마음 가는 대로 툭 털어낼 수 있는 마음을 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돌아본 나를 [엔딩 노트]에 담는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 계속 엔딩 노트를 만나 내 삶이 차곡차곡 쌓으면 좋겠다. 힘들었던 날을 위로하고 기뻤던 날을 흡족해하는 내 삶이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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