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 그림책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
최혜진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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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 최혜진 지음 / 북라이프 펴냄



누군가 "당신 삶의 구멍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한다면(본문 발췌) 나는 뭐라 대답할까. 시원스레 답변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은 구멍이 많기 때문이다. 상처투성인 내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나조차도 무엇이 '결여'된 것인지 깊게 생각지 않았으니 망설이는 것은 충분히 이유가 있다며 스스로 변명한다.


외롭고 지친 마음을 그림책으로 위로해주는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를 만나보니 동화는 진정 어른을 위한 토닥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교훈을 주고 세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여긴 그림책은 찢긴 마음을 붙여주는 테이프 같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어루만지는 그림책의 세상은 구겨지고 흐트러진 마음 한 귀퉁이를 잘 펴준다. 비록 주름은 져 있을지언정 쓰다듬는 손길 한 번에 위로받는다.


세상에 산재한 살아가는 이야기, 고민을 듣고 그 마음을 위로할 그림책을 소개한다. 그림책에 담긴 의미를 생각한다. '그림책 작가 이야기'에 소개된 작가 중 한 명인 독일 작가 볼프 에를부르흐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의 일러스트로 친숙한 작가이다. 이 책에 소개된 <커다란 물음>에서 죽음을 담담하게 삶의 한 요소로 그려냈다. 죽음, "네가 거기 있는 이유는 삶을 사랑하기 위해서야."(본문 발췌)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자아'는 쉽게 흔들린다. 자기만의 생각에 발목을 잡혀 걸려 넘어지고 마음을 열어보는 일을 주저한다. 삶을 끌어가기 위해 내비친 감정은 때로 자신을 한없이 나락에 잠기게 한다. 하루가 지나간다. 주어진 하루는 흘러간다. 나의 하루를 지나친다. 그 와중에 무수히 많은 물음을 한다. 자신을 향해, 세상을 향해 끝없이 늘어놓는 의문을 향해 해답을 구한다.


정신없이 살아가다 상처받는 마음을 그림책이 달랜다. 따뜻한 시선과 의미 있는 한 줄에 마음을 물었다. 의미를 깨닫는 순간 비로소 그림책에 내 마음을 묻었다. 여전히 시간은 흐른다. 생각에 지치지 않도록, 안심하고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그림책은 열려 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작은 글귀를 통해 어루만진다.

'아프다' 소리친다. '외롭다' 울부짖고 '그립다' 눈물짓는다. 내면을 쏟아내고 애틋한 마음을 그림책으로 치유받는다. 

'괜찮다' 보듬는다. '잘됐다' 응원하고 '이해해' 미소짓는다. 너와 나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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