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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 돌아온 세계문화유산 ㅣ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1
김경임 지음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_ 1. 돌아온 세계 문화유산] / 김경임 지음 / 홍익출판사 펴냄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는 2권으로 출판되었다. 1권은 돌아온 세계 문화유산이며, 2권은 빼앗긴 문화유산이다. 서평은 각 권마다 적는다.
1권 돌아온 세계 문화유산의 프롤로그를 보면 저자는 예술품 반환에 관하여 침묵과 망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이 책을 펴낸 것으로 보인다. 한 시대를 수놓은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전쟁으로 소멸되고 감추어진 것도 울분할진대 작품의 가치를 떠나 눈먼 자들이 소유를 주장하는 것의 불타당성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예술품에 담긴 세월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 담긴 작품 하나하나 탄생과 배경을 느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니 약탈된 문화재의 종류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었다.
처음 이야기하는 예술품은 나치시대 유대인이 소장했던 실레와 클림트의 미술품이다. 이들의 위대한 작품은 나치 시대의 예술품 강탈로 인해 소유권의 법적 분쟁을 야기했다. 유대인을 향한 배척은 그들이 소자하고 있던 미술품의 약탈을 당연시했다. 그렇게 빼앗긴 미술품의 환수가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았다. 나치 시대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은 오스트리아 정부와 개인 간의 반환을 둘러싼 공방은 지속되었다. 전쟁 시의 약탈품은 시효가 없으므로 환수 받아야 함에도 원 소유자가 소장품을 증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더욱이 홀로코스트의 희생자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잠들어 있는 예술품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예술품 환수에 관한 법정 투쟁은 원 소유자에게 회귀를 촉발시켰다.
아델 블로흐바우어의 자손인 알트만 소송의 교훈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블로흐바우어의 소장품인 클림트 그림들을 오스트리아 재산으로만 봤을 뿐 유대인들이 가꾸어낸 그 유산을 향한 간절함을 외면하고 허탈감을 안겨주었다. 미국의 재판을 통해 환수 조치에 나선 알트만의 소송은 나치 약탈 예술품 환수 캠페인에 큰 불씨를 당긴 것은 지루한 법정 싸움에서 하나의 빛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타민족에 대한 무차별한 약탈과 죽음은 비단 나치 시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 내의 인디언의 제노사이드라 불리는 운디드니 학살 중에 죽은 자의 몸에서 벗겨낸 고스트 셔츠는 동의를 얻지 않은 강탈이다. 불법적 취득물에 대한 반환은 토착민 문화재에 대한 인정이며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도, 터키, 마추픽추 등의 위대한 유산은 불법 반출되었고 모조품을 양산했다. 종교를 넘어 예술로 승화된 작품들이 품고 있는 유수한 세월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자국 내의 예술품을 돌려받기 위한 각 국가의 전방위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과 정의의 문제(본문 발췌)이다. 빼앗긴 것을 되찾아 오고, 약탈한 것을 돌려줘야 하는 도덕의 문제이다. 소유를 주장하는 곳은 적법한 취득 경로를 밝혀야 할 것이다. 소유권에는 시효가 없다. 예술을 향한 열정은 단지 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그 값어치는 선조 시대부터 이어져 온 한 국가의 정신이다. 그렇기에 반환에 기한을 둘 수 없다. 예외를 둘 수 없다.
우리나라 또한 약탈로 얼룩진 문화재가 많이 있다. 왜구의 침략과 일제 강점기 및 전쟁 때 사라진 민족의 숭고함을 돌려받아야 한다. 반환을 위해 주철 불야 노력하는 단체와 더불어 국가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돌아온 문화유산은 하나의 작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이 계승하는 것은 민족의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