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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김태광 지음 / 시너지북 / 2017년 9월
평점 :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 김태광 시집 / 시너지북 펴냄
바야흐로 그리움의 계절이다. 잔잔한 선율에 마음을 흘려보내고 책 한 권에 인생을 담고 시 한 줄에 그리움을 뿌린다.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가을은 사색하기 멋진 날이다. 다소 쌀쌀함에 팔을 쓰다듬고 다소 그리움에 마음을 움켜쥐는 가을에 김태광 시집 [가을은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한 권을 펼친다.
'사랑'의 이름이 표현되는 글 한 줄에 진한 가을을 느껴본다. 오롯이 '사랑'을 노래하는 싯구는 잔잔한 설렘이 가득한 가을을 선물한다. 가을볕에 눈이 부신 그리움은 기다림이 되고 십이월의 외로움이 되며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나타낸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으나 언제나 다가오진 않는다. 사랑의 단상은 때론 기쁨으로 때론 슬픔의 이름을 지닌다. 가까이할수록 멀어지는 사랑도 있고 천천히 다가가야 하는 사랑도 있으며 못내 그립지만 붙잡을 수 없는 사랑도 있다. 남녀 간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고 사랑은 여러 이름으로 그리움을 짙게 흩뿌린다.
"순간, 그림자보다 길어진 그리움 위에 / 별 하나 떨고 있었다."('포옹' 중 발췌), "내가 밤마다 별빛처럼 스러지는 것은 / 그대가 자꾸만 나에게서 / 세월처럼 멀어지려 하기 때문이다"('흔들리며 방황하는 것은' 중 발췌), "그리고, 기다리다 스스로 눈물이 되어 / 세상을 환히 밝히는 / 밤하늘의 별이 되었으면 좋겠어."('별이 되었으면 좋겠어' 중 발췌) 시인은 그리움을 별과 하늘에 담는다. 아득함을 가득 담아 하늘에 띄워 놓았다. 닿고 싶은 마음, 달려가고 싶은 걸음이지만 차마 그러하지 못하고 삼켜야 하는 그리움을 하늘과 바람과 별에 담아 그대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대 마음에 내 마음을 번지게 하는 것, 마음의 길을 두드리는 것, 그 거리만큼 상처받기 쉬운 것, 다가갈수록 외로워지는 것, 눈물을 머금게 되는 것을 노래한다. 사랑이었으나 변질되어버린 절망은 사랑의 이름이되 서로를 향한 슬픔이 되기도 한다. '이별' 또한 사랑의 이름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이름을 붙잡으려 할수록 더욱 외로워진다는 것을, 사랑은 어디에나 있으나 하나의 형태로 존재하진 않는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 그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누군가를 사랑하기 전에' 중 발췌) 그리움이 내게로 밀려온다. 아련함을 가득 담은 내 마음은 어느 날, 어느 순간에 서로의 마음이 향한 길에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