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다오스타
정선엽 지음 / 노르웨이숲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Via D'aosta 정선엽 장편소설_ 도서출판 노르웨이 숲

 

책 첫 장을 펼치면 저자의 친필 사인이 적혀 있다. 이제까지 책 받으면서 작가의 친필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조금은 놀랬다.

'서평 신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작가의 말에 화답한다. '좋은 작품 써 주셔서 고맙습니다.'


처음 책 신청 시 이 책의 내용은 십자군 시대의 이야기라고 했다. 우리나라 작가가 풀어낸 십자군 종교 전쟁은 어떨까 궁금했다. 전쟁의 발발이 과연 '신의 뜻'이란 명목하에 자행되어도 마땅한 것인지, 저자는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았는지 궁금했다.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역사적 흐름과 각자의 이상을 향한 의욕과 탐욕이 한데 묶여 있다.


서평--------------------------------------------------------------------


 

비야 다오스타 / 정선엽 장편소설, 도서출판 노르웨이 숲 펴냄

 

  [VIA D'AOSTA] 십자군 전쟁이 발발하기 10년 전 교황이 사제들의 결혼을 전면 금지하는 시대, 프레코 마을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제이나 파면당하여 굴욕을 안고 모여든 이들이 함께 살아가는 프레코 마을, 그 마을은 사제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내이며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비인 것을 숨기고 한 달에 한 번 가족에게 향하는 사피에르 다오스타 신부는 교회라는 권속에 갇혀 뜻을 내뱉지 못하고 교황의 권위에 따라야 한다. 이 책을 내기 전(이 책은 저자의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발간된 순서는 3번째이지만 신학 공부를 하던 저자가 '교회'라는 권위에 숨막혀 그 길을 떨치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랬기에 [비야 다오스타] 전면에 걸쳐 과연 무엇이 '신의 뜻'인지, 신의 뜻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부조리한 일들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깔려 있다.


  비야 다오스타는 사피에르 신부의 아들이다. 그의 이름이 책 제목이어서 그의 일대기인가 했다. 그러나 비야 다오스타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비중 있는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교회의 혁명을 위해 나섰으나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와 대화로 풀어보려고 잘못된 선택을 한 사피에르 신부로 인해 결국은 무너지게 된 그들의 이상은 성직자들과 가족의 이별을 촉진시켰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그 후에 성직자로서 교육을 받고 십자군에 참여하게 된 비야는 확고하게 교황을 향한 지지와 신을 향한 믿음에 끊임없이 의문을 품게 된다. 과연 이것이 오롯이 신의 뜻인가. 비단 비야만 품는 의문은 아니다. 성직자라는 권위를 향해 위로 치닫는 사제들을 볼 때,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함이 없는 그들을 볼 때마다 많은 이들이 고뇌한다. 십자군 전쟁은 실로 종교 전쟁을 빙자한 권력을 향한 교황의 야욕이다. 그로 인해 신의 축복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젊은 사제들이 목숨을 잃었다. 황제를 굴복시키고 교회의 권위를 강화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안위를 보장받고자 한 인간의 야욕이 '신의 이름'으로 '신의 뜻'으로 자행된 무참함이다.


  그들에게 그리스도가 전하려고 한 '사랑'은 남아 있었을까, 인류를 향한 애닮음 있었을까. 권력의 끝은 어디일지. 그 전쟁으로 인해 평화롭던 시가지는 불타오르고 신에게 자비를 부르짖던 이들의 외침만 가득했다. 어느 시대나 전쟁은(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던지) 비참함을 남길뿐이다. [비야 다오스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왜인지 2권도 나올 것 같다. 두 번째 이야기를 기다리게 된다. 책 속에서 십자군 전쟁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 전쟁을 배경으로 아직 풀어야 할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에게 언제쯤 다음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암울한 시대, 수도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던 이야기가 어느새 한 나라로 확장되고 전쟁이란 미명하에 죄 없이 사라진 수많은 생명들을 기리고 있다.


  이슬람, 기독교 어느 쪽을 이교도라 칭할 것인가. 서로 바라보는 상대가 다르고 배움이 다를 뿐인데 종교라는 얽매임에서 인간은 언제쯤 자유로워질 것인가. 여전히 올바르지 않게 자행되는 '신의 뜻'에 묻는다. 당신들의 신은 타인을 속박하고 배척하라 속삭이는가. 인류에 대한 '사랑'의 포용력은 필요 없다고 신(그것이 기독교 신이든, 이슬람 신이든)이 당신들을 회유하는가.


  '무지는 용기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또한 방종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곧 독선을 낳습니다. 독선은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와 자신의 아는 바 이외에는 금기시하는 배타주의로 연결되고 말입니다.'(p276 본문 발췌)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독선이라고. 올바른 선택을 위한 망설임, 고뇌가 있어야 한다고 곳곳에서 외친다. 진실로 신의 뜻은 무엇인지 이성적인 물음을 향해 나아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