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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ㅣ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루이스 스카파티 그림 / 문학동네 / 2005년 7월
평점 :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내가 이제껏 알고 있던 내가 아니다. 나라는 존재는 내 자의식에서만 맴돌 뿐 그 누구도 나의 존재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자아를 가진 인간으로, 가족을 책임지며 하루를 살아가던 주인공 그레고르는 그날 아침 거대한 벌레로 변한 자신을 보게 된다.
본인은 혼란스러움을 받아들이게 되지만 그를 의지하고 있던 가족은 차츰 그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다.
그의 모습에 절규하게 되고, 부정하게 되고, 결국 외면하게 되는 일렬의 상황들이 흑백색의 색채와 함께 그려지고 있다.
"나"는 누구일까, 나라는 존재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가족에게 외면받고 결국은 인간의 자아를 잃어버리고 흉측한 벌레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인생의 허무함을 보여주는 것일까, 실존하고 있으되 실재하지 않는 "자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어느 날 아침 "나"라고 여겼던, "진실"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변한다면 그것을 감내할 인내가 얼마만큼 있을까, 그저 현실과 타협하여야 할까.
끊임없이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현실을 의식하지만-인간이든 벌레이든 자아를 내재하고 있으나 타인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틀렸다는 확신을 갖는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 틀리다는 결과만을 내밀 뿐이다. 그것이 가족이라 할지라도...
나의 자아와 더불어 주변의 인정이 맞물려야 결국은 "나"로서 서게 되는 것을, 진실이 전부이진 않을지언정 존재하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음을 생각해보게 된다.
외면하는 마음이야 쉽겠지만, 그 외면 속에서 철저하게 존재를 부정 당하는 “자아”는 외롭다. 그들에게 “외침"을 들려주어봤자 소리 없이 돌아오는 메아리 같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세상이다. 그곳에 녹아들기 위해 사람은 무단히도 발버둥 친다. 충분하다 여길 새도 없이 세상은 끊임없이 요구한다.
그 속에서 오늘도 “나”를 되찾기 위해 몸부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