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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성 - 그녀 양만춘
홍남권 지음 / 온하루출판사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안시성 그녀 양만춘】
홍남권 지음 / 온하루출판사 펴냄
645년 6월 20일 안시성 전투가 시작되었다.(p.129)
합리적인 의심이다. 우리나라 역사 어디에도 이름이 기록되지 못한 안시성의 성주, 승자의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외면당했기에 성주가 여성이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 이 소설은 허구임에도 안시성 전투의 면모를 잘 풀어내고 있다.
작가 홍남권은 역사에 있어 의문을 풀어가는데 다양한 상황을 적용해 본다. 안시성 성주가 여성이었기에 당시 사대부주의에서 용납할 수 없지 않았을까, 계백이 황산벌에 참전하기 앞서 가족을 모두 죽였던 것이 자신 또는 가족에게 신라의 피가 섞였기에 결단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작은 의문이 역사를 파고들게 하고 다른 면에서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사람의 마음은 천만금을 주고도 못 사는 사북 같은 것이라고"(p.72) 삶을 향한 백성들의 필연의 믿음을 지키고자 했던 안시성 성주는 봄이라는 뜻의 '하루', 영원한 봄처럼 살라는 뜻의 '만춘(萬春)'으로 불린다.
안시성의 성주와 백제의 왕족 계백의 9년 전 만남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흥미를 유발한다. <계백_신을 만난 사나이>와 연결되는 내용인 만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백제의 계백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더불어 양만춘의 인간적인 고뇌가 돋보인다.
'십오만 안시성 백성들의 생사를 책임진 하루성주가 갖는 외로움은 흔들리는 바위 같았다. 이 바위가 성 밖으로 구르면 적을 죽일 것이고 성 안으로 구르면 백성들을 죽일 것이다.' (p.150)
요동성 함락을 기점으로 수많은 고구려의 성이 함락 당하고 항복했다. 당태종과 고구려의 질긴 싸움은 안시성에 이르렀고 백제의 계백은 당과 고구려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계략을 보인다. 당태종을 돕는 듯하면서도 당나라의 전략을 안시성에 전달하는 등 나름의 자구책으로 백제의 이익을 꾀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양만춘, 그녀에게 향하는 마음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전투에서 그녀가 무사하길, 비록 손 한 번 잡고 눈 길 한번 마주치는 것뿐이라도 그들은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
고구려의 어머니로 안시성과 고구려인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된 평강공주와 손녀 안시성 성주 양만춘, 백제의 왕자 계백의 이야기는 치열한 생과 사의 외침 속에서 상상력을 극대화한다.
<오타>
p30 찻잔 뚜껑을 열자자 실내에 쑥 향이 퍼졌다, → 열자
p32 수나라장군의 등을 밟는 것은 당나라도 수나라처럼 밟아버리겠다는 연고소문의 경고였다. → 연계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