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그리고 멀리서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회고록
디디에 에리봉 지음, 송태현 옮김 / 강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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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하루 종일 음악을 듣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작업을 하니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 음악광들은 내가 음악을 배경 음악용으로 삼는다고 비난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상황은 더 복잡한데, 나는 내 작업과 음악 사이의 관계를 비유로밖에 설명할 수 없군요. 나체는 왜 회화에서 그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까요? 육체에 내재해 있는 아름다움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겠지요. 나는 그 이유가 다른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델을 두고 작업을 하는 데 익숙해져 아무리 무뎌진 화가라도 아름다운 육체를 바라보며 모종의 관능적인 흥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 약간의 흥분이 화가에게 자극을 주고, 그의 지각을 예민하게 해주어 더 잘 그리게 해줍니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간에 예술가는 이러한 은총을 받는 상태를 추구합니다. 나와 음악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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