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어서 슬펐니?
김미경 외 열 명의 엄마들 지음 / 이프(if)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아..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 처음 이책을 읽고 나서 느낀 건 바로 이 생각이었다... 집안일은 영 젬병이라 할 줄 아는 거라곤 밥하고, 세탁기돌리는 것밖에 없고, 4개월된 아기는 친정엄마가 봐주시니 주말엄마노릇밖에 못하는, 그나마 것두 힘들어하는 내가 요새 우울증에 빠진 건 도대체 내가 엄마가 맞느냐 하는 고민때문이었다..

아기를 볼때면 사랑스럽고, 얘가 내가 낳은 내자식이 맞나 싶어 신기해서 얼굴만 봐도 좋지만... 두주먹 불끈 쥐고 울어댈때나 새벽에 일어나서 기저귀갈고, 우유먹일때면 천벌을 받지.. 싶게도 많이 힘들어했었다. 모유가 세상에서 가장 좋고, 이유식은 집에서 손수 엄마가 만들어야 하고, 천기저귀 바리바리 삶아서 써야 하고,, 좋은 엄마가 되라고 하는 여러 육아사이트나 책에서 말하는 것들.. 그래 그렇게 해야지.. 하루에도 몇번씩 다짐하다가도 직장에서 돌아와서는 공부도 해야하고, 못하는 집안살림이라도 어쨌든 집안일을 해야 하는 나에게 언제나 지키지 못한 약속이라.. 요즈음 죄책감에 아기보기가 미안했었다...혼자 울기도 많이 울고..아기에게, 신랑에게 짜증내며 속상해했었다..좋은 엄마가 아닌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며,, 구구절절이 내 얘기고 미래의 우리 아기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눈물이 흘러드랬다.. 그걸 보더니 우리 신랑.. 왈. 별루 슬퍼보이는 책도 아니구만.. 사춘기 소녀처럼 울고 그러냐.. 바로 신랑에게 과제를 던졌다..

'오늘 저녁까지 다 읽고 독후감 써내..여기 있는 게 전부 내 고민이고, 내 맘이니까..' 거창하게 정부의 육아정책을 탓하거나.. 더 좋은 정책을 요구할 생각은 없다.. 그런다고 해서 그렇게 되기에는 아직 많은 길이 남았으니까.. 이 책도 이렇게 해라.. 하는 방향을 제시해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맘은 편하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우리 아기도 건강하게 잘 자라서 엄마를 이해해줄수 있을 거라고 믿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