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븐 바투타 여행기 1
이븐 바투타 지음, 정수일 역주 / 창비 / 2001년 9월
평점 :
마르코폴로보다 더 많은 곳을 여행했다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번역가도, 보안법 위반으로 갇혀 감옥속에서 책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도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구요.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어려움 때문에 책읽기를 몇 번씩 중단하곤 했습니다.
일반인들이 재미를 위해서 읽기보다는, 학술서로서의 가치가 더 큰 듯 보입니다. 비싼 책값, 게다가 두권짜리임에도 굳이 구입하는 사람은 아마도 흥미진진한 여행기의 사건들을 기대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이번에 큰 맘먹고 그 시대의 이슬람 문화를 꼼꼼하게 접해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네요. 먼저, 담겨있는 이슬람 문화의 풍속이 우리에게는 너무 낯설어서, 글속의 풍경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글속에 등장하는 이슬람 단어들. 때로는 한줄까지 되는 술탄의 이름까지 읽고있으면 숨이 탁 막히는 느낌입니다. 물론 중간 중간 이븐 바투타가 보았던 흥미로운 사건들과 풍물도 가득하지만, 그걸 읽기까지의 과정이 조금 지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 정도 읽고 그만두어서, 서평을 올릴까 말까 고민도 했습니다. 다 읽지도 않고, 제가 뭐라고 쓰기가 조금 미안한 마음에서요. 물론 훌륭한 책입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어려운 단어에는 충실한 주석을 달아놓았으니까요.
다만, 이슬람 문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거나, 충분한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은 듯 싶네요. 재미있는 풍물들을 묶어서, 요약본으로 따라 출간해도 좋지 않을까, 그러면 더 쉽게 일반인들이 이븐바투타의 여행기를 읽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