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우연한 시선 - 최영미의 서양미술 감상
최영미 지음 / 돌베개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더 이상 무너질것도, 더 이상 포기할것도 없이 그저 담담히 서있는 마리아 상 앞에서 너무나 인간다운 마리아의 상앞에서.. 군림하고 서있는 군주의 모습이 아닌 슬픈 눈빛을 지닌, 마음속에 가득찬 슬픔을 담은 조각앞에서..

시대의 우울을 읽고, 렘브란트의 자화상에 한참 빠져있던 그때의 느낌 그대로다. 최영미씨가 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읽게 된 책이지만, 역시 그녀의 글을 나를 편안하게 한다. 지치고 아무 생각없이 있고 싶을때 그녀의 글을 권해보고 싶다.

사실 미술에는 관심이 없다. 미술을 소개하는 책을 읽을때는 약간은 긴장을 하게 되는, 뭐라도 하나 주의깊게 들어야 하지 않을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나지만, 그녀의 글 앞에서는 마음을 편히 놓아버린다. 미술 이야기를 하지만, 그림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은 사람 이야기고 슬프고 기쁘고 외로운 사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나는 그림보다 그녀의 글솜씨에,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만 더 관심이 있다.

지극히 편안하고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좋다. 언젠가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그 마리아상에서, 그 하늘로 높이 솟구쳐 오르려는 조각상 앞에 서버고 싶다. 어떠 느낌이 들까.

정말 정말 감동이야라고 말할것은 없지만, 그러기에는 그녀의 글이 지극히 무난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에 그럴수없지만 그래도 함께 글을 읽는시간만큼은 좋다. 익숙하지만 그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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