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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옥희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평점 :
가끔씩 가끔씩 시릴만큼 외로울때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움직이지만, 나만홀로 덩그란히 떨어져 있는 그런 느낌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은 타인에게 말하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산다. 남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가슴속에 묻고 사는 아픔들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세상엔 나 밖에 없구나 하는 외로움도 느끼게 되고, 누가 이 아픔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위로의 희망도 안고 살게 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에는 그렇게 상처를 안고사는 우리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그게 가까운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일수도, 어릴 때 겪은 나쁜 기억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일수도 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며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동감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너도 그런 슬픔을 가지고 있구나, 나만 상처를 지닌채 사는줄 알았었는데..'라고 말이다.
마음이 놓인다.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놓고 공감하게 된다. 그게 위로가 된다. 슬픔은 슬픔으로만 위로 할 수 있기에. 서로의 아픔을 다독거려주게 된다. 나처럼 아프지 말라고.
이 책 '도마뱀'은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얻게되는 상처를 이야기하지만, '치유'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남겨놓는다. 같은 처지에 놓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힘들어 하지 말라며 아파하지 말라며 어깨를 감싸주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아마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사랑뿐이라고, 우리의 시린 마음을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것은 사랑 뿐이라고, 그렇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