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콩이의 이상한 하루 길벗어린이 문학
조은수 지음, 함진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책을 보면서 웃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첫페이지에 나온 주인공의 모습 때문이었다. 찰흙으로 조심스럽게 빚어놓은 듯한 얼굴에 콘택 600같은 약을 딱 붙여놓았다. '아아! 이게뭐지?... 머리에 왕캡슐만한 혹이 났네... 이렇게 끔찍할 수가... 혹은 투명해서 안이 훤히 비쳤는데, 안에는 색색깔 알약같은게 들어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본 달콩이. 자신의 머리의 혹을 보면서 눈물글썽이는 모습을 찰흙으로 빚어 놓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책의 내용에 앞서 이런걸 만들고 글을 지은 사람이 너무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다. 알약으로 된 집, 콘택600껍데기로 된 강아지, 연고벌레, 껌딱지군, 멸치공주. 집 주위에서 굴러다니는 물건들이 이 책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살아 움직인다. 물론 하늘도 날아다닌다. 성냥깨비로 만든 비행기에 불을 붙이면 '화르르르...슈웅--'. 이 책엔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세상이 가득하다. 이만하면 달콩이의 모험담이 너무 궁금해지지 않을까.

아이들이 참 좋아할 만한 그림책이다. 껌딱지군이 일어나 조물딱 조물딱 만든 음료수를 달콩이와 나누는 모습들을 보며,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이 책을 읽고나면 주변에 있는 작은 물건들에도 호기심을 가지고 살펴보지 않을까. 쓰여진 표현도 참 재미있다. '달콩달콩, 쭈욱쭈욱, 조몰락조몰락' 엄마와 함께 읽으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따라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았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다. 연고를 발라도 혹이 안낳는걸 보고 '연고가 다 그렇지 뭐'하는 모습이나 껌딱지군이 '사람이나 껌이나 단물만 빠지만 끝장이야. 얼레리.'하는 풍자도 살짝 담겨있다. 책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이들과 함께 손을 꼬옥 잡고 달콩이의 모험속으로, 멸치공주가 북어호를 타고 나르는 달콩이의 모험속으로 뛰어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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