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 - 구글 vs 도요타, 자동차의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의 시작
이즈미다 료스케 지음, 이수형 옮김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외국인이 쓴 책은 대개 한국인과 전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타인의 관점으로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 라는 직설적인 제목과 더불어

'구글 vs 도요타, 자동차의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쟁의 시작'이라는 부제로부터 

우리는 자동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구글에 부담을 느끼는 일본인들의 우려를 느낄 수 있지요.

이 책은 자율주행에 진출하려하는 구글의 목적을 분석한 후

(일본인/도요타의 입장에서) 이를 견제할 수 있기 위한 선결조건 및 과제, 그리고 대안을 제시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전기차 및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입시점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데

저자는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업체 간 경쟁력이 갈리는 시점으로 2020년경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충전시설 구비 및 ICT 인프라 구축, 사고 시점에 대응하는 프로그래밍 방식 같은 윤리적 문제의 해결까지 

선결과제가 많다는건 명확한 사실입니다.

추가로 구글 애플 등이 워낙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지라 자율주행이 미국에 먼저 도입되더라도 

이것이 전세계로 확산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소요되겠지요. 

그렇지만 제1소비자가 게임의 룰을 바꾸면 후발주자들은 결국 따라가야할 가능성이 높고

시점의 문제일뿐 '언젠가' 자율주행 전기차가 도로를 뒤덮는 시대는 올 것이기에,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야한다는 점에 의문을 품을 사람은 드물겁니다.


숱한 리서치 보고서들을 일일이 읽어보지 않더라도 상상력을 펼쳐보면

전기차 혹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하드웨어 / ICT / 에너지 / 인프라 / 통신 / 도시계획 / 여가를 포괄하는

대대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몰고 올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애플과 더불어 전세계 스마트폰 플랫폼을 점령해버린 것처럼

이제는 그 거대한 손길을 오프라인 생활의 필수재인 교통 인프라로 뻗치고 있는 양상이지요.

자율주행 운영체계의 장악이라는 플랫폼 주도권이 어느 정도 막강할지는

현재 구글과 애플이 인터넷 검색 플랫폼이나 스마트폰 OS 장악을 통해 내고있는 

무지막지한 이익률과 당기순익으로부터 충분히 유추해볼 수 있는 사실입니다.


저자는 이런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방안으로 3가지를 제시합니다.


1. 자체 자율주행 플랫폼, 운영체계를 확립하여 패권을 확보하거나

   (ex. 구글/테슬라 등)

2. 시스템 경쟁의 패권을 쥐고 있는 이들을 인정하고 여기에 편승하거나 

   (ex. 구글 안드로이드를 전파한 삼성 스마트폰)

3.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부품 및 재료개발, 제조에 집중

   (ex. 부품 제조에 특장점을 지닌 일본 기업들)


여기서 문제는 가능하다면 가장 매력적이고 이상적 대안인 1번의 가능 여부.

과연 국제표준을 만들고 상용화시킬 수 있느냐로 연결될텐데

플랫폼과 운영체계를 만들어내더라도 와이브로 국내표준이 결국 국제표준은 되지 못했던 것처럼,

상용화는 기술의 범용성 못지않게 정치·경제적인 지원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라는 플랫폼을 받아들이고 구글호에 승선하여 

이를 전세계로 퍼뜨리는데 일조한 삼성의 스마트폰 전략은 나름의 차선책이었겠지요.


도요타도 현대차도 근본적으로는 소프트웨어 기반이 아닌 하드웨어 기반 제조회사로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쪽은 애초에 기업문화 및 DNA가 완연히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제조업, 하드웨어 기반 회사가 플랫폼을 결합시키는 게 가능할지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고,

결국 만들어내더라도 국제적 상용화를 이루어낼지 또한 의문이 드네요.

아쉽지만, 현실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2번 혹은 3번의 길을 가게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구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아이폰 등에 대한 언급 외 애플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고

가끔 번역이 살짝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으나 이 책을 읽는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먼훗날의 일이지만 이를 수정구로 먼저 한 번 에둘러 만져본다는 관점에서,

그리고 그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을 본다는 측면에서 

자율주행이라는 테마는 반드시 짚어볼 필요가 있는 중요한 내용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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