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 - 죽음은 그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가지 않았다
에드위지 당티카 지음, 신지현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삶과 죽음'에 대해 심오하게 생각하게 된 에드위지 당디카.

첫 도입부 <삶과 죽음의 글쓰기>부터 마지막 <세상을 떠날 때는 발부터>까지 죽음의 경험담을 폭넓게 이야기한다.

직접 겪은 가족의 죽음과 톨스토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작가들의 책에서 본 죽음들이 나열되는데 직간접적인 '죽음'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에드위지의 어머니는 2014년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았고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저자가 쓴 책을 의사에게 선물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저자는 어머니의 유별난 행동에 무안하기도 했지만 의사가 바뀔 때마다 어머니는 자기 자식의 책을 의사들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라이든 의사를 찾아갔던 날, "이 환자분은 아주 특별한 분이셔, 작가를 키워낸 어머니시거든 (p.13)" 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어머니는 귀가 입에 걸리도록 환하게 웃으셨다.

이 경험이 에드위지라는 작가를 오래도록 작가의 삶에 끌어들인게 아닐까?

알베르 카뮈의 소설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우리 현실에 죽음의 체험 같은 건 없다, 기껏해야 타인의 죽음에 대한 경험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타인의 죽음이란 대용품이자 환상에 불과하므로 우리를 결코 충분히 설득할 수 없다(p.44)"


타인의 죽음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의 죽음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투병으로 죽는 이들을 보면 건강하게 몸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평온하게 죽는 이들을 보면 훗날 나도 그런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얼마 전 봤던 영화 『신과 함께』가 떠오른다. 사람을 살리다가 죽게된 자홍이 저승에서 49일동안 재판을 받는 이야기.

그 영화를 보면서 누구나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자신의 발자취를 거슬러 올라갔을 거 같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죽음이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비록 일시적으로라도 매 시간과 매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에 집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p.72)'

죽음에 대한 2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읽어본 적이 처음이어서 책을 읽는 동안 묘한 기분을 느꼈다.

경험해 본 적 없는 그 행위(죽음)가 내게도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는 두려움, 내 주변 사람이 떠나가는 시간을 (상상하기 싫었지만) 상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과 감정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미 떠나간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졌다.

결론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곁에 있는 내 사람들 내 가족들과 자주 시간을 보내자는 것.

 

《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는 외국에세이 이지만 '죽음'에 대한 철학 쪽에 가까운 책 같다.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작가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지만 '죽음' 에 대해 끊임 없이 이야기하는 책을 이미 읽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밝은 책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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