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하지만 뾰족한 -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그림 같은 대화
박재규 지음, 수명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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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고즈넉-' 이라는 단어가 무심결에 떠오르면 고요한 기분이 들고, 경복궁, 호수 위 연꽃, 멀리 울긋불긋 물든 산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꿈'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내가 지금 해야 하는 것들, 어떤 마음으로 삶을 바라보는가, 현재의 나는 어떠한가 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한 단어에 대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나중에는 내 경험과 뒤섞이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바라보게 한다.  


<담담한 하지만 뾰족한> 에서는 카피라이터인 박재규 저자가 누군가와 대화를 했고, 그 대화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단, 질문은 .....으로 표시했고 질문에 대한 답만 나온다. 시도, 삶, 영감, 성공 등 164개의 단어에 대한 짧은 글이 담겨있다. 어떤 대화속에서 혹은 어떤 질문 속에서 이런 답이 나왔는지 유추해볼 수 있다. 그리고 답한 사람의 나이나 직업을 짐작해보는 것도 재밌었다.



 


 

 

#19. 기립에 대해 - "인간을 자신의 힘으로 기립하게 만드는 생물학적 요인이 뼈와 근육이라면

인간을 자신의 힘으로 기립하게 만드는 사회학적 요인은 경험과 신념이겠지요. -p.40"


'기립'은 일상생활에서는 생소한 단어다.

'기립'은 자리에서 일어서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내 힘으로 두발을 딛고 서는 육체와 스스로 살아가게 만드는 정신과 마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육체와 정신이 내 한몸에 있다는 게 심오하게 느껴졌다.




#68. 이해심에 대해 -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깊어지려면 경험이 많아야 합니다.

경험이 많은 사람은 넓은 그릇과 같습니다.

많이 담을 수 있고, 많이 품을 수 있으니 먼저 다가가게 되고, 사랑과 관계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거지요.

하지만 경험이 작은 사람은 작고 뾰족한 그릇과 같아서 타인을 이해하고 보듬기는 커녕

자신의 화도 주체하지 못해 늘 분노를 달고 살게 됩니다. -p.115"


요즘 이해심에 대해 정곡을 찌른 글이었다. 조금더 삶을 여유롭게 바라보고 이해심을 넓게 가지자고 마음먹지만 항상 뜻대로 되지 않는 거 같다. 둥글고 깊이있는 그릇과 작고 뾰족한 그릇 사이에서 나의 모난 부분들을 더 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64개의 단어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나는 이 단어를 내 삶에 어떻게 비춰서 보고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다. 제목그대로 '담담한 하지만 뾰족하게' 타인의 생각들을 조금 엿볼 수도 있다.  

글과 함께 나오는 따듯한 느낌의 흑백 일러스트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잠 들기 전,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읽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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