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 그리고 'JTBC 뉴스룸 <팩트체크>의 작가'
이 단어들을 보고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뉴스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던 나는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로 뉴스광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씻기지 못할 가슴아픈 사건인 '세월호'가 많은 사람들을 바꿔놓은 것 같다. 그 중 한 사람인 나는 집에 있는 날이면 JTBC의 <뉴스현장>을 시작으로 SBS <뉴스브리핑>도 보고 <4시 사건반장> <5시 정치부회의>도 챙겨본다. 뉴스를 틀어놓은 채 라디오처럼 들으며 집안일을 할 때도 있고, 뉴스를 보며 밥을 먹기도 한다. 오후 뉴스들을 시청하지 못하는 날이면 8시 뉴스인 <뉴스룸>, 공중파 뉴스채널을 챙겨보려고 하는 편이다.
종편채널이라는 편견으로 jtbc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부역자라는 오명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도 종편채널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직접적으로 느꼈다고 한다. '종편인터뷰는 안합니다-'라고 선을 긋는 시민단체들부터 '종편채널이 공영방송들을 잡아먹는다, 분명 정치색이 있을거다' 등 프레임을 씌어 욕먹기 일쑤였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로 종편채널 특히 JTBC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은 씻은 듯이 사라져갔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수신료를 jtbc에 몰아주고 싶다'고 할 정도로 특정 채널을 응원하게 되었다. 그 뒷 배경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걸까.
한 순간에 jtbc가 사랑받는 채널이 된 건 아니다. 그전부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지키며 '사실'에 기반한 뉴스를 보도했기 때문에 편향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의 꼭두각시처럼 입만 벙긋거리는 뉴스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에 기반한 뉴스. 말 그대로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를 말해주는 뉴스.
그 동안 우리가 봐왔던 뉴스들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입맛대로 버무려진 뉴스였다. 최근에 '그것이 알고싶다-방송 장악과 언론인 사찰의 실체'를 보고 또 한번 경악했다. 언론을 장악한 정부, 정부의 꼭두각시 역할을 했던 언론.
정작 뉴스를 보는 우리들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들리는 대로 보이는 대로 믿었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을 시작으로 박근혜 정권의 탄핵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jtbc <뉴스룸>의 작가 임경빈 저자는 그날의 일을 분하고 원통하게 회상했다.
'시간이 갈수록 사실 희망이 없다는 걸 다들 뼈져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구조현장중계는 실종자 수색 중계로 바뀌어 갔다. 뉴스를 하면 뭐하나,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는데. 방송을 하는 것 자체가 좌절감과의 싸움이었다. (p.80)'
2014년 4월 16일로부터 4년째가 되어가지만 당시의 뉴스를 보도했던 언론인들은 여전히 그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할 일이다. 눈 앞에서 배가 침몰했고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났고, 귀한 생명들이 사라졌다.
이후에 상황도 기가 찼다.
'잘못한 사람이 잘못했다고 고백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하니 아무것도 새롭게 시작하지 못하는 상태.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한민국이 딱 그런 모습이었다. (p.93)'
세월호 사건을 지나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때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그 모습이었다.
피해자가 있고 사건은 있는데 범인은 없는 그런 상황. 국정 농단 청문회를 보면서 핵심 가해자들은 '모른다.기억이 안난다' 이 말만 앵무새마냥 반복했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포승줄을 묶고 법정에 서게 될 줄 알고 있었을까..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는 라디오 작가에서 <뉴스룸>의 팩트체크 시사작가로 일하기 까지. 방송 작가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준다. 작가는 방송사에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 라고 한다. 자유롭지만 소속된 곳이 없기 때문에 제 힘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직업. 마지막 장에서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프리랜서 작가들의 삶이 고단하게 녹아있었는데 서글프면서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시사 작가의 삶이 저자에게는 천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멋지다고 힘내시라고 앞으로도 열심히 jtbc <뉴스룸>을 챙겨보겠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