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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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장강명의 장편 소설 『우리의 소원은 전쟁』미래의 한국과 북한이 '통일 과도기'에 들어선 모습의 픽션이다.

북한은 김씨 왕조(김정일, 김정은을 일컫는) 가 무너지고 남조선과의 통일에 들어서면서 '통일 과도정부'가 출범한다.

통일 ​과도정부는 1947년 당시 한국에 들어선 '남조선 과도정부 (미 군정이 주도하여 수립한 과도정부 형태)' 의 모습과 유사성을 띈다.

당시에도 우리나라의 행정권은 한국인에게 이양되었으나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미국인 고문이 거부권을 쥐고 있었다.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마냥 우리나라가 스스로 일어서기까지 외부세력의 보조가 필요했던 것이다.

책 속의 북한의 모습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의 새 정권은 스스로 '통일과도정부'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단어에는 '남한 정부와 북한 인민은 우리를 도와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어설픈 일 처리는 눈감아 줘야 한다 (p.10)'라는 전제가 깔렸다.


김씨 왕조가 조용히 무너지면서 전쟁이 발발하지는 않았으며,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됨으로써 남한은 다국적군(네덜란드, 핀란드, 태국, 몽골 등)의 예산을 부담해야 했다.

이에 '북한땅에서는 인민보안부도, 한국군도 아닌 외국 군대가 가장 영향력이 막강 (p.44)'해지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김씨 왕조 시절의 불량 국가, 막장 국가'에서 김씨 왕조의 붕괴 후의 북한은 '좀비 국가'가 되고 만다. 치안, 마약, 불법이민 등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약육강식의 무정부 사회'가 된 북한. 그리고 북한은 남한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간섭과 감시를 받게 된다. 그리고 마약 밀매 조직은 점점 크기를 키워가며 남한으로 까지 밀반입을 꿰한다.

이 때 등장하는 주요인물 중 '최태룡'은 장풍군에서 마약 밀거래를 하며 규모를 불리고 있는 조직의 우두머리로 나오고,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가 있었듯이 최태룡과 거래하며 잇속을 챙기는 겉만 남한의 평화유지군인 '헌병대장' 등장한다.

 

북한 신천복수대 출신인 '장리철'은 눈 아래 길게 흉터를 가진 남자로 묘사되며 '최태룡 일당'을 처리하는 무적의 인물로 나온다. 최태룡에게 복수하려는 북한의 여성 은명화, 박우희, 문금옥 등은 북한의 남성들보다 빠르게 세태를 파악하며 불안정한 사회에서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여성들끼리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간다.

 

 

 

실제로 이 책을 쓰기까지 장강명 작가는 북한군 출신 탈북자와 북한인권 운동을 하는 탈북자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소원은 전쟁』속 배경 설정에 대해서는 '통일 전문가들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했던 시나리오'라고 한다.

책 속에서 그려진 북한은 이도저도 아닌 나라였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정부, 그래서 마약관련 폭력 조직들이 지역을 장악해가고 일반 시민들은 살아가기 힘들어지는 빈곤의 끝을 달리는 모습. 이런 모습이 실제로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된다는 가정하에 이상적인 모습이라니, 그래서 책 제목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아닌 '우리의 소원은 전쟁' 인가보다. 차라리 전쟁이 일어나는게 최선책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그린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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