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 CEREAL Vol.12 - 영국 감성 매거진 시리얼 CEREAL 12
시리얼 매거진.임경선 지음, 최다인 옮김, 선우형준 사진 / 시공사 / 2016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아침에 일어나 제일 처음 맞이하는 시리얼처럼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읽는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은 책.

로사 박과 리치 스테이플턴은 ​'영감을 주는 글과 아름다운 사진이 가득한 매거진 시리얼'을 만들었다.


시리얼 8호로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조금 난해하기도 했었다.

특별하게 눈에 띄는 장소나 음식이 소개되는 것도 아니었고, 글없이 소개되는 사진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의아했다.

하지만 10,11,12호에 이르기까지 점점 발전하며 시리얼 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예술과 디자인, 여행지, 스타일 등 화려한 느낌 보다는 편안하고 차분한 느낌을 담고 있는 시리얼.

이번 시리얼 12호 에서는 한국어판 특별기고로 임경선 작가가 함께 한다.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글을 담고 있고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혼자만의 시간에 대하여'

임경선 작가는 어린시절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외국에서 외국으로 자주 전학을 다녔다.

그러면서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 시간을  인내해야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혼자 있는 시간은 '자아를 성찰함으로써 비로소 타인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그들을 포옹할 힘' 을 기르는 토대가 되었다.


현재는 결혼을 했고 아내이자 엄마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역할 외에도 자기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자주 주는 편이라고 한다.

'산책 좀 하고 올게'라고 말하면 당연히 남편은 아내의 말을 듣고 배려해 준다고 한다.


'각자가 완벽히 혼자인 시간을 충분히 누림으로써 우리는 기꺼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 힘을 가진다.'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문장이었다. 그리고 작가의 생활을 읽으며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가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면 고독을 즐길 용기가 있어야 한다.

작가 또한 처음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외롭지 않게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보낸 건 아니었다.

'혼자라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자의식과의 싸움'이었고 '내모습이 남들에게 어떻게 비칠까?'라는 걱정을 떨쳐내야 했다.

그러다가 또래 여성이 혼자 술도 마시고, 공연도 보러 가는 걸 보면서 '혼자'보내는 시간의 고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독'이라는 것이 사람을 우울하게 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종류의 고독'이라는 것을.



도서관에 가서 혼자 책을 고르고 읽고, 읽고 싶은 책들을 들고 집까지 걸어오는 일이 종종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특별히 혼자 보내는 시간에 대해 외롭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 시간을 기다리고 즐기는 편이었다. 

친구들과 정신없이 노는 게 좋다가도 혼자만의 시간이 더 달콤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차분해지고 고요해지는 그 시간이 온전히 내 것처럼 느껴져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지금의 임경선 작가는 혼자 글을 쓰며 일하고 있다.

'혼자 일하는 자유로움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어야 했다(p.54)'

'자유로움은 자칫 방종과 게으름, 자기 합리화'로 이르기 쉽기 때문에. 





 



여행지 소개에서는 인도의 라자스탄과 춥디추운 남극 대륙이 나온다.

날이 추워져서 그런지 더울 수도 있는 인도 이야기가 따듯하게 느껴졌다.

인도에는 푸른 도시의 '조드푸르JODHPUR' 분홍빛 도시의 '자이푸르JAIPUR' 가 있다고 한다.


도시가 푸르게 변한 것은 더위 때문에 혹은 사회 최상충의 지위를 지켜내려던 브라만들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내려다본 도시 사진은 푸른 빛을 띄고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이푸르'라는 도시는 분홍빛을 띄는데, 이곳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사람이 많고 시끄럽다고 한다.

잡상인들이 우르르 달려와 물건을 팔려고 하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그래도 전통 보호와 관광 산업을 위해 항상 분홍색을 유지해야 한다는 법까지 있다고 하니 한번 쯤은 '분홍 도시 자이푸르'를 보고 싶기도 하다.








덴마크 왕국의 일부로 남아있는 페로 제도에 서식하는 퍼핀(The Puffin).

색조 화장을 한 것 처럼 부리와 눈이 화려하다. 머리는 동글동글. 조류 중에 귀엽다고 생각하는 새는 없었는데 퍼핀은 보면 볼수록 귀엽다.

페로 제도에는 나무가 전혀 없고 강한 바람 때문에 식물이 살 수 없는 곳이어서 바닷새들만 머무른다.


퍼핀도 바닷새 중 하나이며, 퍼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새끼 동물이나 봉제 인형을 볼 때와 같은 표정을 지었다(p.146)'고 한다.

실제로 퍼핀을 본다면 나도 귀여워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지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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