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의 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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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추리/스릴러 장르의 대표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천공의 벌』

이번 소설의 사건과 배경도 현실적이다. 일본의 원자력발전소를 배경으로 했고, 원전을 타겟으로 하여 폭발시키겠다는 범인이 등장한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인 이야기에 뒷받침되는 전문적인 지식들이 열거되고, 숨가쁘게 돌아가는 사건현장은 머릿속으로 상상하게끔 만든다.




#줄거리

모든 일상이 평화로운 평일 아침, 니시키 중공업 비행장에서 거대한 헬리콥터가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동체 길이 33미터, 로터(헬리콥터의 회전 날개) 직경 32미터의 이 초대형 헬리콥터의 운전석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다.  

헬리콥터의 이름은 '빅 B' 

그리고 멀리서 한 남자가 '망원경으로 기체를 좇으며 신중하게 컨트롤러를 조작(p.32)' 하고 있다.


'거대한 헬리콥터는 지상에 음산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100미터 가량 상공으로 떠올랐고, 점점 더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은 마치 '천공을 날으는 벌'과도 같았다.

헬리콥터는 '쓰루가 반도 끝 상공에서 북상을 멈추고 그대로 상승해 고도 약 800미터 지점(p.59)'에 머물렀고, 그 위에서 호버링(일정한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 하기 시작했다.

원전 위로는 비행기 조차도 다니지 못하게 하고 있었는데, 이 헬리콥터는 어떻게 '신양' 발전소 위로 떠오르게 되었을까.


범인은 원전으로 헬리콥터를 추락시키겠다는 협박 편지를 각 정부 부서에 보낸다. 

편지의 내용은 일본의 모든 원전가동을 중단하라는 것!

'신양' 발전소에 헬리콥터가 추락한다면..원전이 폭발하면 방사능을 뿜어내는 결과를 가져올 테고, 그러면 일본 반도가 위험해진다.

과연 정부는 협박범의 요구를 들어줄 것인가.

이렇게 소설은 시작된다.




소설 속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중지하거나 발전소 자체를 폐쇄하는 국가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있고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원전이 감소하고 있는데 말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원전과 핵 폐기물의 양은 면적대비 최고라고 한다. 땅 덩어리는 작은데 핵 폐기물의 양은 엄청나다는 뜻이다. 


'천공의 벌' 속 범인은 원전을 대상으로 일본 국민들에게 메세지를 전하고자 한다.

원전의 건설을 정부에서 독단적으로 정하는 게 아닌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어야 한다는 메세지.

그리고 원전의 문제는 국민이 직면해야 할 문제라는 뜻을 내포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소설도 역시 흡인력이 대단했다.

원전이 어떻게 전기를 생산해내는지, 원자로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등 전문적인 지식들이 밑바탕 된 소설이여서 현실감이 더 크게 와닿았다. 소설임에도 원전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게 된 책이다.

실제로 1995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그 직후인 같은해 12월에 '신양'의 모델로 삼았던 '몬주'원자로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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