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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떠날 용기 - 29개국 67개 도시 340일간의 세계여행
이준호 지음 / 알비 / 2016년 9월
평점 :
『무작정 떠날 용기』 의 저자 이준호는 새내기 건축 학도이며, 건축 답사를 다니던 중 새로운 도시에 눈이 뜨인 계기로 1년간 세계 여행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무려 340여일 간 29개국 67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사진을 찍고, 낯선 도시를 마주한 여행기를 책으로 펴냈다.
배낭을 메고 비행기를 탈 때까지도 그는 '출국일을 미뤄야 할까? 너무 성급했던 걸까? 아직은 때가 아닌 걸까?'라며 무한한 걱정을 했지만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나서야 이젠 돌이켤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홀가분해졌다고 한다.

숙소를 찾아 나선 첫 여행날 부터 여행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큼직큼직한 도시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물고 싶다'라는 문장에서 여행을 떠나 낯선 곳에서 부리는 여유로움이 한껏 느껴졌다.
'낯선 곳은 이방인에게 그리 관대하지 못해서 여행자인 나를 쉴 틈 없이 몰아붙인다.
그리고 잠깐의 틈 속에 바쁜 마음을 슬쩍 내려놓을 때 자연스레 스며드는 것이 있다 (p.116)'

여행 도시별로, 여행 일정별로 순서가 있는 글은 아니었다.
그냥 발 닿는 곳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표현한 글들이 많았다. 여행 당시 24살 즈음의 작가여서 20대의 나도 공감가는 내용이 더러 있었다.
그 나잇대에서 할 수 있는 고민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삶은 어떤걸까 에 대한 고민들.
'낯선 길 위에선 매 순간이 선택이며,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온전히 내 몫이다.
내가 걸어가는 길이기에 조금은 고집을 부려보기도 하고, 덕분에 괜스레 더 힘이 들고 수그스러움을 온몸으로 풀어야 하지만
지나고 보면 찰나 같던 시간, 그 시간 뒤에 놓인 건 빛날 순간들이었다 (p.123)'
인생에도 적용할 수 도 있는 글 같다.
엄마가 처음 엄마인 것처럼, 우리도 모두 처음 사는 인생이니까.
글을 읽으면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또 뭉근하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아직은 여유롭지 못함에 슬퍼지기도 했다.

우리가 매일 바쁘다 바쁘다고 말하는 건 '해야만 할 일들'이 앞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하고 싶은 일들'이라면 바쁘다~는 말이 나올까?
'이리 저리 치이느라 정신없이 바쁜 우리 일상이 더욱 복잡하게 느껴지는 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지금 당장 '해야만 하는 일'로 오해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p.217)'
이 글을 읽고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반가웠다ㅋㅋ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는 여행을 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일정보다 5일 정도는 도시에 머물면서 여유를 가지자고 마음을 먹었다.
1년 간의 여행에서 그는 '웬만큼의 일은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 감당할 수 있고 극복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
그리고 '세계 일주를 통해 진짜 여행한 건 나 자신의 내면' 이였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20대의 열정과 삶을 대하는 자세를 같이 배우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였다.
그리고 책 속의 저자가 성장하는 모습이 내 모습 같기도 해서 신기했다. 아마 모든 2030대의, 우리들의 모습일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