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서야 읽은 김진명의 『글자 전쟁』


『황태자비 납치사건』으로 처음 김진명 작가의 책을 접했고,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THAAD : 싸드』이다.

저자의 소설은 대부분 역사와 정치적인 배경이 강해서 읽으면서도 이게 팩트인지 허구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싸드'는 현재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군미사일 '싸드'에 대한 이야기였고, '글자 전쟁' 또한 주인공인 태민이 무기중개상으로 나오면서 정치적인 요소와 역사적인 사건들이 가미되어있다.


현실과 소설 속 세계를 혼동할 정도로 실존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저자가 정치, 역사 지식을 얼마나 깊이 공부했을지 상상해 보기도 했다.


 

 


'노인의 죽음'으로 소설의 첫 장이 시작된다. 

'칠흑 같이 어두운 보통강 강변'에서 '무장한 인민군 병사들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 채 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섭게 지키고(p.11)' 있다. 그는 북한의 높은 서열에 있던 권력자 장성택이었고, 그의 처형은 소설 속에서 '쿠데타'로 설명되고 있었다.

김정은이 아닌 '군의 일인자 최룡해, 조직 지도부의 이인자 황병서 등'이 벌인 쿠데타..


주인공 태민은 남한과 북한의 밀당(?)속에 무기를 사두면 안전하다는 심리를 이용하여, 무기중개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물리학을 전공으로 공부하다가 돌연 국제 정치학으로 전공을 바꿔버리고,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록히드마틴'이라는 유명한 무기제조업체가 들어가게 된다. 단기간에 그는 록히드마틴의 영업사원에서 미국 정보계통의 특별한 존재로 급부상하고 만다.


무기를 거래하며 리베이트하는 형식으로 돈을 벌어온 그는 꼬리가 길어 밟히고, 검사실에서 취조를 받게 된다.

그리고 구속 영장이 발부되기 전, 그는 베이징으로 도망가버린다.



베이징에 위치한 북한 사람들이 자주 들르는 해장국집을 찾아 태민은 재기를 노리게 된다. 그곳에는 북한 특파원들이 단골이었는데 이들에게 '일본이 군사력을 발휘하여 북한을 공격하면, 북한은 남한을 침공할 것'이고 이는 일본이 남북 간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깃발을 잡고있노라고 북한의 심리를 불안케 하는 이야기를 흘린다.


그렇게 재기를 노리고 있던 태민은 전준우라는 한국인을 만나게 되고, 그가 맡긴 USB를 받으면서 소설은 역사적인 흐름을 타기 시작한다. 태민에게 USB를 맡겼던 새벽, 전준우는 살해되고 중국 공안은 그 사실을 강도에 의한 살인이라며 숨긴다.


그리고 USB속에는 '한자'가 중국의 화하족의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동이족의 것이라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 담겨있었다


 


  

결말까지는 아니지만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책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은 말끔히 해결되지 않고 글자전쟁2가 나올 것처럼 끝나고 만다.

조국은 없는 것처럼 남한과 북한을 휘두르며, 일반인은 손에 쥘 수 없는 50 150억을 단숨에 버는 무기중개업자 태민.

그는 전준우가 남긴 소설을 접한 뒤로 가슴속에 숨겨두었던 정의, 대한민국의 국민성을 조금씩 꺼내보였다.

 

'이런 삶이라면 500억 원이 없어도 얼마든지 행복할 거란 생각이 들며, 그간 청빈이라든지 하는 내면의 가치를 철저히 부정한 채 돈만 향해 질주한 자신이 우습게도 여겨졌다 (p.304)'


 



글자전쟁2가 나온다면 태민은 전준우가 남긴 소설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소설가 전준우가 죽임을 당한 이유는 한자가 동이족의 것임을 알고 깊게 파고들었기 때문인데, 소설처럼 한자는 동이족, 우리나라의 것인걸까?

 

김진명의 소설은 이렇게 무언가를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역사와 정치는 나몰라라하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소설 같다.

소설이면서도 팩트를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 소설이라는 가면 속에 진짜를 말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태민이라면,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지구촌이라는 이 넓은 세상에서 감히 상상도 못할 힘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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