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독 -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이야기하는, 운명을 바꾼 책
어수웅 지음 / 민음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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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좋아하게 된 단어가 있다. "탐독" , 책이나 글을 열중하여 읽는다 혹은 즐겨 읽는다는 뜻이다.

『탐독』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왔는데 좋아하는 단어여서 인지 눈에 띄었다.

10인의 예술가와 학자가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책이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 어수웅은 소설가 김영하, 은희경, 정유정, 김중혁, 움베르토 에코 등 10명의 사람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


"어떤 책이 당신의 인생을 바꾸었습니까?"

책 한 권으로 누군가의 인생을 바꾼다는 게..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기 보다는 어느 시점에서 그 책을 읽음으로 인해 생각을 달리하고, 자신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것 같다.





소설가 김영하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를 꼽았다.

중학교 2학년 때 소풍 전날, 김영하는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일찍 하교를 한 상태여서 도서관은 텅 비어 있었다.

사서 선생님이 추천한 「달과 6펜스」. 책 속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그저 선량하고 따분하고 정직하고 평범한' 가장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집을 나서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다.



"스트릭랜드는 자신에게 숨어있는 예술적 광기를 발견하고, 모든 걸 때려치운 뒤 타히티로 떠나죠.

하지만 제가 그 책을 읽고 바로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었어요.(p.17)"



이후, 김영하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입학하고 졸업했다. 그리고 대학교 3학년 때는 ROTC까지 입단했다.

작가라는 직업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지만, 어느 순간 「달과 6펜스」의 찰스 스트릭랜드와 같은 궤도를 걷게 된다.

ROTC 2년차 여름방학 무렵 '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고 부모님의 만류에도 그만두기로 한다.

그리고 그는 1995년 「겨울에 대한 명상」이라는 단편으로 등단한다.


소설가 김영하도 찰스 스트릭랜드처럼 자의식으로 평범한 인생을 거부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삶을 택했다.

등단 후에 한예종에서 교수로 있다가 라디오 책 관련 프로그램 고정 진행자가 되었고, 교수와 진행자를 그만두고 캐나다 컬럼비아 대학교 초청으로 뉴욕에 둥지를 틀기도 했다. 방랑자 같은 삶을 산 것이다.





중학생 때 소설가 김영하의 「검은꽃」을 처음 읽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어려워서 중간에 놓아버렸는데 나중에 독서를 즐겨하게 되면서 읽어보니 흡입력이 대단한 책이었다. 이후 김영하 작가의 책을 찾아서 읽고, 신간이 나오면 구입하기도 하며 좋아하는 작가로 꼽아왔다. 『탐독』으로 김영하 작가의 유년시절을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방랑자 같이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않으면서도 '글'만은 놓지 않고 사는 모습이 참 멋졌다.

 


내 인생을 바꾼 책은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 내 인생을 바꿀 책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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