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아시아 제40호 2016.봄 - 다람살라 2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독서를 취미로 삼아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내 입맛에 맞는 책만 편독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장르의 책을 보려고 노력했고 우리나라의 젊은 작가와 이름 난 중년 작가들의 책도 읽어보게 되었다.

젊은 작가들의 책에는 생각지도 못한 톡톡 튀는 상상력을 담은 소재들이 많았고, 눈앞에서 그려지는 스펙타클한 영화같은 글도 있었다.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풍자적인 글도 있었다.

중년 작가들의 글은 세심하고 차분했고, 소신있는 글들을 자주 접해볼 수 있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세월을 산 작가들의 글에서는 깊은 주름처럼 삶의 조언을 담은 글도 많았다.

『아시아 (계간)』에서는 오랫동안 글을 써온 연륜있는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아시아 (계간)2006년 여름 1호로 시작하여 벌써 2016년 40호를 맞이한 책이다. ​

1930~50년대의 연륜있는 작가들의 시, 소설, 인터뷰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이 담겨져 있다.

ASIA라는 타이틀 답게 한국외에 동양계 작가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2016년 봄호에서는 ​'작가의 눈'에서 고은 작가를, 'ASIA의 작가'에서는 이순원 작가를, 'ASIA의 소시집'에서는 일본인 작가들의 글을, 그리고 'ASIA의 소설' 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몽골 작가의 글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기획특집, K픽션, 서평, 아시아 통신 등 다양한 챕터가 있다.

 

 

'작가의 눈'은 시인 고은과 소설가 김형수가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형식의 글인데, 고은 작가는 살아온 세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무려 1933년생인 고은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어가 아닌 일본어를 강요당한 그 시절을 또렷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시절의 식민지 교육에 대해서도 바로 어젯일처럼 생생하게 말해준다.

 

 

'1945년 8월 15일은 나에게는 정치로서의 해방, 조국광복이나 민족해방이기보다 모국어 해방이었네.

 나는 일제 강점기에도 밤의 머슴방에서 한글을 배웠고 낮의 서당에서 한자 논어 맹자를 외워대다가 일본인 교장과 일본인 교사가 있는 국민학교에 들어간 것이네. 해방 직후 교실에서 한글을 아는 아이는 나밖에 없었지...(p.102)'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익숙한 한글, 한국어가 정말 소중한 우리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고은 작가의 유년 시절은 강제로 일본어를 배워야 했고, 국어가 일본어가 되어버린 아픈 기억이라는게 느껴졌다.

 

 

'자아가 타자로부터 모든 주권을 박탈당했을 때 그 자아는 자신의 언어만이 남겨진 사실을 깨닫는다네.(p.114)'

 

 

 

1958년 《현대문학》에서 시 「봄밤의 말씀」「눈길」「천은사운」등을 추천받아 등단한 고은 작가는 올해로 58년간 글을 써오고 있다. 내 나이에 두배도 넘는 세월동안 글을 써온 시인 고은..

늘 궁금해 왔던 작가를, 작가의 입으로 그의 삶을 들어볼 수 있다는게 흥미로웠다.

이야기의 배경인 일제강점기. 감히 이해할 수도 없는 가슴 아픈 시절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는 게 모순스럽지만..

조금이나마 작가의 삶을 알게 되니, 다음에 시인 고은의 시나 소설을 읽게되면 또다른 시각으로, 또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

 

계절마다 발행되는 계간지여서 다음 여름호도 읽어보고 싶다.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재밌게 읽었다.

영문으로도 번역되어 있어서 한글 한번 읽고, 영어 한번 읽고. 왠지 영어공부도 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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