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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된 남자
케빈 리처드슨.토니 파크 지음, 서가원 옮김 / 아폴로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동물이랑 교감하는 남자, 남아프리카의 동물 행동 연구가 케빈 리처드슨!
케빈은 밀림의 제왕인 사자, 썩은고기를 먹는 하이에나와 껴안고 입맞춤을 하며 교감하는 유튜브 영상 속 인물로 유명하다.
내가 만나보고 싶은 유명 인사 중 한 사람인데, 동물과 교감하는 영상과 사진만 봐도 '어떻게 맹수인 사자와 껴안고 애정표현을 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사자가 된 남자』속에는 그가 어떻게 사자와 교감하는지, 왜 동물 행동 연구가가 되었는지 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처음 케빈 리처드슨과 사자의 사진을 봤을 때, 맹수라고 생각했던 사자의 표정이 달라보였다.
TV속에서 보던 사자는 갈기를 세우고, 그르렁대며 이빨을 보이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얼룩말이나 톰슨가젤을 무참히 잡아먹던 모습이었는데 케빈과 같이 있는 사자의 모습은 편안해보였고, 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유순한 모습들이었다.
남아프리카에 소위 '사자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케빈과 사자들과의 스스럼없는 관계에 대해 의심하고 부정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케빈이 '사자들을 워낙 배불리 먹여서 사자들이 잡아 먹을 생각을 절대로 안 한다는 것과 발톱을 뽑아놓아서 (p.142)'
혹은 전자충격봉이나 다른 무기로 사자들을 다룬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케빈과 사자가 교감하는 사진을 봤을 때,
과연 사자가 배가 불러서, 발톱이 뽑혀서 혹은 전자충격봉으로 위협을 받아서 일거라는 무성한 소문들은 사자 전문가들의 시기, 질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동물 농장>에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나왔을 때도 정말 놀라면서 봤었다. 짧은 시간의 교감만으로 동물의 행동과 눈빛만으로 그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 대단한 것 같다.
그래서 케빈 리처드슨을 알게 되었을 때는 더 놀랐었다. 교감하는 대상이 사자였기에.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내가 동물을 좋아해서. 케빈 리처드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자의 갈기를 만지는 느낌, 사자의 눈을 코앞에서 바라보는 기분 그리고 사자와 포옹할 때 앞발에서 느껴지는 그 무게감을 상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나는 가끔 직원들과 함께 공원의 넓은 지역으로 사자들을 데리고 가서 산책을 시킨다. (..)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썬더가 코를 치켜들어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바람이 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드넓은 평야 위로 황금빛 풀이 부드럽게 넘실대고 있었다 (p.167)"
이 대목에서 드넓은 황금빛 평야위에 케빈과 사자가 산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책을 읽으면서 맹수이기 이전에 사자도 사람과 똑같은 생명이고, 케빈은 그저 사자를 친구로 대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눈앞에서 그 광경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