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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다 ㅣ 빛나는 미술가 8
문희영 지음, 오승민 그림 / 사계절 / 2015년 2월
평점 :
처음 빈센트 반 고흐를 알게된 건 중학교 미술수업에서 였다. 그때는 <귀가 잘린 자화상>이라는 그림으로 고흐에 대해 배웠는데, 그림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어떻게 귀가 잘린 자신의 모습을 그릴수가 있지?'였다. 그리고 스스로 귀를 잘랐다는 말에, 붕대를 칭칭 감은 고흐를 보니 무섭게만 느껴졌었다.
지금은 빈센트 반 고흐의 2000여점의 작품 중 <별이 빛나는 밤>을 제일 좋아한다.
여리고 밝기만한 색이라고 여겼던 '노랑색'이 고흐의 여러 작품 속에서는 강렬하고 활활 타오르는 색처럼 보였다. 개인적으로 노랑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흐의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고흐는 어떻게 노란색을 자신의 그림에 자주 사용하게 된걸까? 그리고 <귀가 잘린 자화상>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걸까? 이런 궁금증을 말끔히 씻어준 책이 바로 <빈센트 반 고흐,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다>였다.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6월, 고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화가 고흐와는 다르게, 실제로 고흐는 살면서 유명세를 떨친 화가는 아니였다. 늘 돈에 굶주린 삶을 살았고, 그림에 대한 집착이 대단한 사람이였다.
15살때부터 '구필 화랑'에서 일하기 시작한 고흐는 그림을 보는 일을 좋아했고, 화랑 일에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20살 무렵 부유한 사람들의 소유물이던 미술품을 거래하는 것보다, 가난하고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그 열정은 식고 말았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목사가 되려하다가 그것도 순탄치않아서 그만두었고, 7년간에 방랑끝에 27살이 되어서야 화가의 길을 걷기도 마음을 먹게된다.

<감자를 먹는 사람들> 1885년, 고흐
그림에 대해서 아무런 교육을 받지못하고 무작정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고흐에게 현실은 너무 각박했다. 초기에 고흐가 그린 그림들은 <감자를 먹는 사람들>처럼 흑백 드로잉 위주였고, 가난한 농부와 광부,여인들이 자주 등장한다. 서민들의 삶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싶었던 고흐였지만, 고흐의 그림들은 되려 비난받기 일쑤였고 팔리지도 않았다.

<열두 송이 해바라기가 꽂힌 꽃병이 있는 정물> 1888년, 고흐
고흐가 제일 아끼던 친동생 테오의 뒷바라지 덕분에 고흐는 그림을 배울 수 있게 되었고, 미술재료를 사러 탕기 영감의 미술재료상에도 자주 들를 수 있게 된다. 그 미술재료상에서 일본 판화를 접하게 되고, 당시 강렬한 원색과 입체적이었던 판화들이 고흐에게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해바라기>는 고흐가 고갱의 방에 걸려고 그린 그림이다.
낮과 밤 쉴틈없이 그림을 그렸던 고흐는 누군가와 같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했고, 그 첫번째 대상이 고갱이였다. 고흐와 테오의 설득에 망설이던 고갱은 멀리 고흐가 있는 남프랑스 아를로 오게 된다.
하지만 상반된 성격이었던 고흐와 고갱은 얼마안되 다투었고, 고갱이 잠깐동안 호텔에 묵자 고흐는 고갱이 떠난 것으로 알고, 정신착란을 일으켜 스스로 면도칼로 귓볼을 긁고 만다. 이후 고갱은 떠나버렸고, 고흐가 집으로 돌아와 그린 그림이 <귀가 잘린 자화상>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건 고흐가 참 외롭고 외로웠던 사람이라는 거다. 그림에 대한 애착이 커져 집착이 되었고, 늘 자신을 묵묵히 뒷바라지 해주는 동생 테오에게 미안해했다. 자신의 재능이 뒤늦게야 사람들에게 알려질 즈음 37살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자살하여 삶을 끝내는 고흐. 그리고 6개월 뒤 동생 테오도 죽었다고 한다.
고흐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알게되고, 그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고나니 아름다웠던 그림들이 슬프게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