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선택 아로파 - 고장난 자본주의의 해법을 찾아 65,000km 길을 떠나다
SBS 최후의 제국 제작팀.홍기빈 지음 / 아로파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BS 창사특집 대기획 <최후의 제국>팀이 지은 '최후의 선택 아로파'는 현대사회의 필요악인 '고장난 자본주의'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언제부터 자본주의 경쟁에 찌들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 것인지의 궁금증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특히,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메리칸 드림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면서 '기회의 땅 미국'의 본 모습을 제대로 알게 해준다. 

 

발빠르게 뛰어다니며 열심히 살면 돈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은 어느새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지구는 '최고 부자'와 '가난한 빈곤층'으로 나눠진듯 보인다. 아마 우리나라의 인구형태도 '부'를 중심으로 놓고 본다면 가운데가 움푹패인 모래시계 모양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중산층이라는 말의 범위가 모호해졌고, '부유한 상류층'와 '부유하지못한 서민층'의 갭이 벌어진지는 오래다.

 

극단적인 예를 들 수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이 책에서 나오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심한 자본주의 형태를 띄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미국이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경제협력기구 OECD는 보고서를 통해 모든 나라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발견되지만, 미국은 그 정도가 어느 국가들보다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34개 OECD 국가 중 빈곤율 4위라는 수치가 이를 반증하며, 미 인구통계국의 2010년 <빈곤 보고서>도 미국 빈곤층을 약 4,620만 명으로 집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더 놀라웠던것은 '어린아이들의 충격적인 실생활' '미국 소도시의 파산'이라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미국 아이들은 다 쓰러져가는 모텔이나 차에서 생활하며 자치단체에서 주는 무료급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한다. 당연히 씻지도 못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니 학교는 뒷전이 되어버렸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아니다. 가족자체가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지면서 거리로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더 심한 경우는 배수로에서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굶는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는 이유는 단지 밥을 먹기 위해서라고 한다...홈리스 쉼터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홈리스 가족의 3분의 2는 쉼터에도 들어갈 수 없어 자동차 혹은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곤 한다. 이처럼 자동차와 거리에서 떠도는 아동은 미국 전역을 통틀어 약 9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p.91)'

 

부모님 중 생계를 유지하던 엄마나 아빠가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집을 사려고 부동산에 과하게 진 빚 또는 소도시의 파산이 한 가정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일이 그렇게 큰 나라인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걸까, 미국의 네온사인으로 번쩍거리는 뉴욕이나 라스베이거스는 강대국의 겉모습일뿐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물음에 책에선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남태평양 페르난데스 섬에 홀로 표류했던 어느 스코틀랜드 선원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로빈슨 크루소'의 이야기를 보면 그는 무인도에서 머물며 인디오 소년과 함께 자신만의 '사회'를 구축했다. 이로써 '사회로부터 독립적이며 스스로의 생존을 책임지는 개인'의 등장은 사회가 개인의 출발점이 아니라 개인이 사회의 출발점이라는 관점을 정립시키며,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역전시켰다.(하지만) 기실 사회를 벗어난 개인이란 존재할 수 없다.(p.102)

즉, 로빈슨 크루소는 자신이 무인도에서 스스로의 능력으로 살아남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전에 로빈슨 크루소는 '이미 사회에서 배우고 익힌 것들을 생존 방식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살 수 있었다는 말이 성립되는 것이다.

 

사회의 발전이 아닌 개인의 행복이 우선시되면서, 인간의 본성까지 변질된 사회에서 '아로파'는 '실천하는 나눔과 협동'이라는 인간의 본래 본성을 강조한다. 공동체와 공존을 1순위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더이상 '돈'으로 죽고사는 고장난 사회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SBS 스페셜 다큐를 자주 보는 편인데 기획.제작하는 특집이 모두 책으로 나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지하고 머리아픈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제대로 직시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