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술래
김선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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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노래를 부르며 숨바꼭질을 했던 기억이 난다. 술래가 숨은 아이들을 찾는,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린 놀이다. <내 이름은 술래>에서 나오는 열살소녀 '술래'. 숨바꼭질에서 꼭꼭 숨은 아이들을 찾는 술래처럼, 책속의 '술래'도 꼭꼭 숨어버린 기억들을 찾기위해 애쓰는 아이로 등장한다. 2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술래에게 아빠는 그 무엇도 물어보지 않는다. 그리고 술래도 2년동안의 기억을 잊어버린채 살아가게 되는데,  책 사이사이에 술래는 살아있는 아이도 아니고 죽은 아이도 아닌...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아이다.

술래와 친구가 된 북한에서 온 영복이는 무언가를 아는듯하지만, 술래에게 말해주지는 않는다.

 

나는 여전히 말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영복이와 말다툼도 한다. 죽었을 리 없다. 다만 악몽속의 다른 악몽을 지나는 중이다...

나는 잠든 아빠의 발치에 앉아 내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발목을 더듬으며, 얼굴을, 머리를, 가슴을, 배를 더듬으며 내가 여기 있음을 자꾸 확인한다. (p149)

술래는 살아있는 아이일까 아니면 죽어서 돌아온 영혼일까.

술래의 아빠도 술래를 살아있는 아이로 대하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이게 술래의 꿈인지 아빠의 꿈인지. 분간이 안갔고, 몽롱한 기분까지 들었다.

 

또 등장하는 인물이 노인 박필순과 광식이다. 노인 박필순은 혼자 사는 독거노인으로, 세상과 단절된채 살아가는 인물이다.

광식이는 딸의 빚으로 자살기도를 하다가 살아났지만 정신연령은 낮은 어린 노인이다.

광식이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박필순에게 찾아온 달갑지않은 손님같은 존재였지만, 차츰 박필순도 광식이를 받아들이고 돌봐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노인 박필순이 술래를 만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실제인지 환영인지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살갗에 서늘한 촉감이 감기는가 싶더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바람이었다. 그 바람사이로 한 소녀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나는 몸을 떨었다.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쭈뼛 서는 것 같았다....

"미안하다"

나는 목에 걸린 가시를 헤집어 꺼내듯 소녀의 환영을 향해 말했다. (p.183)

 

무엇때문에 술래는 저승과 이승을 사이에 둔채, 2년만에 돌아온 걸까. 

 <내 이름은 술래>를 읽으면서 열살 술래의 감정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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