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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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0대때 제일 가보고 싶은 나라를 꼽았을때 나는 푸르른 들판에 빙글빙글 풍차가 돌고있는 네덜란드에 가보고 싶었고, 알프스 산맥이 있는 스위스와 <별>의 작가인 알퐁스 도데가 태어난 프랑스, 그리고 매력적인 영국억양을 질리도록 들을수 있는 영국에 가보고 싶었다.

20대인 지금은 유럽보다는 아프리카쪽에 관심이 가지만, 그래도 아직 가보지 못한 네덜란드와 프랑스, 스위스는 언젠가 가보리라!고 늘 생각하고 있다. 여행에세이를 보면 늘 마음이 두근거리고 설레인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의 목차가 독자들을 더 두근거리게 만드는데에 한몫한 것 같다.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한달쯤 살고 싶은 유럽, 유럽속 숨겨진 유럽....등

총 10가지 테마로  유럽의 곳곳을 소개하고 있는 여행에세이. 그리고 이 책을 쓴 정여울 작가는 자기가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느낀 것들 하나하나를 생생히 글로 담아내었다.

 

 

무엇보다 맨 앞부분에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은 다음, 본격적으로 책속으로 빠져들어보니까 더 감성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Prologue

무엇에 홀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바쁘거나 힘들어도 1년에 한 번씩은 자발적으로 떠난 유럽여행 덕분에, 나는 엄청난 길치임에도 길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하염없이 걷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언제든 길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커피를 마시고도 싶다. 아무리 신기한 행동을 해도 그저 그런 사람도 있으려니 하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다..(..)

할 수만 있다면 그곳이 유럽의 어느 아름다운 도시가 아니라 한국의 평범한 도시였으면 좋겠다. (..)

유럽의 밤열차는 내게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돌아갈 수 없는 공간을 그리워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중요한 것은 그리하여 '유럽'이 아니라 '여행' 자체다. p.14

 

 

줄여서 썼지만,, 작가는 10년동안 여기저기 훌쩍훌쩍 여행을 떠났다고 한다. 책 한권에 작가가 보고 느끼고 배웠을 긴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진 느낌이 들었다.

 

 
 

 

먹고싶은 유럽 6위 스위스의 "초콜릿"

쓰고 달콤한 초콜릿을 좋아하는 내 눈을 사로잡은 사진이다. 초콜릿의 본고장인 스위스에는 한국에서는 맛본적 없는 오리지널 초콜릿을 맛볼 수 있을것만 같다. 스위스는 밀크초콜릿이 전 세계에서 처음 만들어진 곳이며, 여전히 사랑받는 전통있는 초콜릿 브랜드를  가진 나라이다. 그리고 스위스 초콜릿 가게에서는 초콜릿 판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양을 잘라 내어 중량을 재고 중량만큼 돈을 지불한다(p.102)고 한다.  

 

 

 

달리고 싶은 유럽 7위 헝가리의 "야간 침대열차"

우리나라에는 없는 "야간 침대열차"는 밤 12시 출발, 아침 8시에 도착하는 말 그대로 "야간열차"이다. 열차안에 작은침대에 덜커덩거리고, 멀미가 날지도 모르지만.. "야간 침대열차"의 매력은 바로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유렵여행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공간(p138)'이라는 점이다. 

 

나의 여행 멘토는 야간열차의 불편함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었다. 특히 4인실이나 6인실은 아마 굉장히 불편할 거라고. 그런데 2인용 쿠셋(침대칸)은 굉장히 비싸다고.(..)

예상대로 4인실은 재미있는 대신 매우 불편했고, 2인실은 심심한 대신 무척 안락했다. 

야간열차를 타고 밤새 여행을 하다 보면, 어느순간 주변의 그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낯선 기차를 우리 집 안방처럼 편안하게 여기는 나를 발견한다. 밤새 달리는 열차 속에서 발견하는 가장 흥미로운 타인, 그는 바로 누구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자유로운 나 자신이었다. (p.140)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야간열차".. 달리는 열차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지 않을까?

어쩌면 야간열차의 매력에 빠져서 또 타고 싶어지고, 또 그 공간이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한 달쯤 살고싶은 유럽 5위 크로아티아의 "부둣가마을 로빈"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등등 모두 재미있는 주제들이지만 내가 가장 흥미를 느꼈던 주제는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이었다. 사람들은 왜 한 달쯤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크로아티아의 부둣가마을 로빈처럼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나 스페인의 절벽마을 론다처럼 도심에서 뚝 떨어진 곳을 골랐을까. 그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물론 그 장소들 자체가 지닌 매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홀가분한 자유'를 향한 간절한 열망이 묻어있는 게 아닐까 싶다. (p.201)

 

 

왠지 "부둣가마을"이라고 하니까, 푸른빛의 바다를 보면서 맥주한캔을 마시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작년여름, 집근처 큰 공원 벤치에 앉아서 맥주한캔을 마신적이 있었다. 그냥 평범한 평일저녁에, 편의점에서 산 맥주한캔이랑 달고 짭조롬한 프레첼을 먹으며, 이어폰꽂고 음악을 들었을 뿐인데.. 그날따라 저녁하늘이 전에 본적 없는 하늘 같았고, 매일보던 공원이 새롭게 느껴졌다.

지극히 평범한게 특별한 순간이 될 때가 있다. 크로아티아의 "부둣가마을 로빈"에서 저녁노을을 보면서 맥주 한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것 같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올해 유럽을 가게 된다면, 책 속의 여행지들을 꼭 참고해야겠다. 여행을 갔다오면 그 느낌을 못잊어서 후유증이 좀 길지만,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사는 것보다는 국내라도, 해외라도 여기저기 다녀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당장 떠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때는 여행에세이로나마 마음을 환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다가 이 책의 작가처럼 훌쩍- 떠나버리는 것도 멋진 방법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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