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면허
조두진 지음 / 예담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재밌는 가상의 세계. 2016년의 대한민국에 새롭게 도입된 결혼면허!

이혼율이 점점 높아지자 국가에서는 결혼면허제도를 도입했고, 국민들은 결혼을 하려면 결혼면허를 취득해야했다. 그리고 결혼면허증을 따려면 결혼생활학교를 다녀야한다. 이제껏 보지못했던 새로운 가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점이 흥미롭다.

 

결혼에 대해 아직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여자인지라 상상은 해보았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살며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몇십년을 살아가는 보편적인 가정.

하지만 그 보편적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린것 같다. 요새는 결혼을 하고 1년도 안돼서 이혼하기가 부지기수이고, 하물며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는 시청률이 꽤 높다고 들었다. 게다가 신구의 말이 유행이 되지않았던가.

신구: "4주후에 뵙겠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드라마를 봤으면 "4주후에 뵙겠습니다."가 유행어가 되었고, 다들 알아듣고 웃었던걸까..

 

'사랑과 전쟁'을 보면 남자와 여자가 좋아서 하는 결혼 그리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결혼은 정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했다. 남자와 여자. 딱 둘만의 결혼이 아니라 주변의 가족들도 있고 또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들로 고비를 맞기도 하니까. 결혼이라는 걸 하면 책임질 것들이 많아지고 같이 맞춰가야 할 것들이 많아지니까, 결혼을 하려면 엄청난 결심을 해야할것만 같다.

 

<결혼면허>에서 인선이라는 여자는 결혼면허를 따려고  ML결혼생활학교를 1년여 동안 다닌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윤철. 첫 부분에서는 인선은  대부분의 여자가  그러하듯 남자가 뭔 말만 하면 맘에 안들고, 내가 말하지 않아도 미리 알아줬으면 좋겠고, '아'하면 '어'하고 딱딱 마음이 통했으면 한다. 책을 읽는 제 3자의 입장으로써,  여자란 참 피곤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여자이지만 정말..내가 윤철이 되어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인선은 ML결혼생활학교를 다니면서 차츰 달라진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것이다. 2016년 결혼면허를 따기전에 인선은 자기인생을 '부', 결혼을 '주'로 생각했다면, 2017년에 결혼면허를 따고 나서의 인선은 자기인생을 '주' , 결혼을 '부'로 놓고 살게 되었다.

 

 

결혼이 여러분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결혼을 기준으로 삼고 인생을 설계하는 것은 부실하기 짝이 없는 설계입니다. 결혼은 인생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중략) 사랑과 결혼은 인생의 여러 항목 속에 있는 것이지, 사랑과 결혼을 위해 인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35쪽

 

ML결혼생활학교의 교장의 말이다. 맞다...참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 중에 몇몇은 사랑을 위해 사는 애들도 있다. 남자친구와  헤어지면 인생에 모든 걸 다 잃었다고 생각하는 친구는 식음을 전폐하기도 하고,  혹은 결혼을 하면 지금 일하는 것은 다 관두고 전업주부가 되겠다는 친구도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너 인생은 어디갔니?'라고 물어본다. 어떻게 남자가 인생의 전부고, 사랑과 결혼이 인생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내 인생이 먼저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이루고 싶은 것들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사랑과 결혼을 위해 인생이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슬픈일 아닌가. 그리고 결혼을 사회가 정해놓은 해야만하는 것들에  떠밀려서 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결혼은 당연히 해야하니까 하는거지~라는게 무서운 생각이다.

 

 

<결혼면허>는 결혼면허증이 생긴 가상의 대한민국이지만. 머지않아 진짜로 대한민국에 '결혼면허제도'가 도입되지않을까싶다. OECD 국가중 이혼율 1위인 우리나라.. 이혼으로 남자와 여자가 끝나는게 아니라 한 가정이 해체되면서 그 속에 있던 어린 자녀들이 상처를 받고, 또한 그 주변사람들도 상처를 받기때문에, '결혼면허제도'가 도입된다면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서 미리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아직 그런 제도가 없으니 <결혼면허>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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